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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익현

건축사

고등학교 시절, '한문'과목이 있었다. 단순히 한자(漢字)를 배운 것이 아니라 한자로 쓴 글-한문(漢文)-을 배웠다.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당나라 시인 이백, 두보의 시를 비롯해 여러 성현들의 좋은 글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중에 학문을 권하는 청나라 '좌종랑'의 글 '학문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아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한다(學問如逆水行舟 不進則退).' 또 <논어> '자로'편에 '급히 서두르지 마라(無欲速),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마라(無見小利), 서두르면 오히려 도달하지 못한다(欲速, 則不達)'는 말을 아직도 기억한다. '쉼 없이 나아감'을 역설한 동시에 '빠름'을 경계하는 문구를 함께 나열했다. 그때는 모르고 지나쳤는데 이제 와서 생각하니 삶의 중요한 경구(警句)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꾸준함' 그리고 빠름을 경계하는 '느림'. 이에 더해서 때로는 '멈춤'이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의 지혜가 아닐까 한다. '빠름'이 미덕인 시대, 쉬는 시간이 아깝고 정신적인 과부하가 일상이 돼버린 사회에 멈춤은 다소 생소할 수 있다. 멈춤에 대한 옛사람들의 생각을 더듬어 본다.

<주역> 64괘 중 간 괘(艮卦)는 멈춤에 대해 말한다. 단순히 정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멈출 때에 멈추고, 나아갈 때에 나아가니 때에 따라 움직이고 멈추는 지혜'라고 했다. 송나라 주희(朱熹)는 그의 저서 <주역 본의(周易本義)>에서 '멈춰야 할 때 멈추는 것도 멈춤이고, 나아가야 할 때 나아가는 것 또한 멈춤이다'라고 했다. 멈추고 움직이는 '때(timing)'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자 또한 <도덕경>에서 '멈추는 것을 알아야 위태롭지 않다(知止所以不殆)'라 하여 '지지(知止)'를 말했다.

황색 신호등은 멈출 준비를 하라는 예비 정지 신호다. 곧 빨간 불이 켜지니 가속을 하여 빨리 지나가라는 신호가 아니다. 우리는 황색 신호등 앞에서 갈등한다. 지나가도 될까· 갑자기 섰다가 뒤차에 받히면 어쩌나! 그렇기 때문에 앞뒤 상황을 판단하며 안전 운전을 해야 한다. 우리의 삶도 이와 같다. 위험이 올 때는 전조증상(前兆症狀)이 있다. 이때 미리 알아채고 멈출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멈추는데 서툴다.

<한비자>에 '군주는 좋고 싫음, 그 의도를 겉으로 드러내지 말라'고 했다. 군주는 자신의 감정이나 뜻을 쉽게 드러내서는 안 되는 것이, 리더의 취향을 알면 아래 사람은 그것에 맞춰 꾸밀 수 있어 진실이 묻히거나 왜곡될 수 있다. 그런데 어떤가.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들이 SNS로 쉽게 속마음을 보이고 본인 감정을 그대로 쏟아낸다. 이 또한 멈춰야 할 때 멈추지 못하는데서 기인한다.

멈추지 못하는 사회는 위험하다. 멈춤이 패배는 아니다. 그런데도 때맞춰 멈추지 못한다. 요즘 국내·외 정세가 그렇다. 한두 사람의 잘못된 생각이 세계를, 한 국가를 위태롭게 한다. 아무것도 하지 말아 보자. 무욕(無欲)이 욕심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대상에 집착하지 않는 상태이듯이, 무위(無爲)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안 하는 것, 자연 그대로에 맡기는 것, 잠시 멈추는 것. 그리하여 평온함 속에 자신을 돌아볼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AI 열풍 속에 AI가 만들어낼 세상의 불확실성이 멈춤을 더 어렵게 할지라도 가끔 멈춰도 좋다. 멈춘 곳에서 고요함을, 다시 시작할 힘을 갖는다. 가끔 디지털 기기에서 벗어나 바람 소리, 새소리, 물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는다.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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