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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3.11 18:03:39
  • 최종수정2026.03.11 18:03:38

이정균

시사평론가

이런 걸 기적이라 하던가. 한국 야구 대표팀이 17년 만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에 진출했다. 한국 대표팀이 지난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조별 리그 마지막 4차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7-2로 승리해 극적으로 8강 토너먼트에 올라간 것이다.

***바늘구멍 경우의 수 통과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조별 예선전 4경기를 치르며 무너질 듯 무너질 듯 1라운드 탈락의 위기 상황을 이어갔다. 첫 경기에서 체코를 11-4로 이겼고, 일본 전 6-8 패, 대만 전 4-5 패를 기록해 예선 마지막 호주와의 경기에서 2점 이하 실점과 5점 이상 승리라는 바늘구멍 같은 경우의 수를 통과해야만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는데 이걸 해냈다.

한국은 호주를 상대로 문보경 선수가 투런 홈런을 터뜨리고, 저메이 존스, 이정후, 문보경, 김도영 선수의 안타가 터지며 6-0으로 앞서 나갔으나 5회 말 호주에게 솔로 홈런과 적시타를 맞아 6-2까지 따라 잡혔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한국은 예선 탈락 확정이다.

한국은 9회 초 공격에서 1사 1·3루를 만들었고 안현민 선수의 백만 불짜리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더 추가해 7-2가 됐다. 9회 말 한국의 수비, 1점만 실점하더라도 한국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는 벼랑 끝에서 마무리 투수인 세광고 출신 조병현 선수가 혼신의 역투를 던졌고 이정후 선수의 몸을 던지는 환상적 수비로 기적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한국 선수와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들이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서로를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한국 야구 대표 선수단과 관계자들은 마음고생이 심했다. 국가 대항 경기의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 야구는 2006년 WBC 1회 대회 4강 진출과 2009년 결승 진출로 준우승을 거둔 뒤 3개 대회 연속 예선 탈락의 쓴 맛을 봤다.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이 받는 고액 연봉에 비해 실력은 세계적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우물 안 개구리라는 비판도 들었다.

그러나 국제대회에서의 부진과 달리 국내 프로야구는 화양연화를 만끽했다. 한국 프로야구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프로 스포츠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단일 시즌 관중 1천만 명을 2024년과 2025년(1천231만2천519명) 연속 달성하는 흥행 만루 홈런을 친 인기 종목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44번 째 시즌인 2025년에는 역대 누적 관중 2억 명을 돌파했다.

국내 프로야구 경기장에는 평일이나 주말, 수도권이나 지방 구분 없이 구름 관중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내 뿜었다.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팬들의 불만이 쌓였고 암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거론되기도 했다. 프로야구의 인기는 지난해 포스트 시즌 가을잔치 16 경기 모두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야구 경기 응원 치어리더는 선망 받는 직종이다.

청주에 있는 야구장 시설이 열악해 지역 연고팀의 경기조차 기피하자 돔구장 건설이 청주시와 충북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과제로 자리 잡았다. 야구선수 복장은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꼭 입어야 하는 공동 유니폼이 된지 오래다.

***한국은 야구에 미친 나라

2025년 국내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기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도 벌어졌고 TV 시청률 1위는 단연 프로야구 중계였으며, 대통령 선거 당일에도 프로야구 경기장 입장권이 매진됐다. 한국에서 야구는 사회적 문화현상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바야흐로 한국은 야구에 미친 나라라는 말이 회자된다.

한국의 WBC 8강전은 14일 오전 7시 30분(한국 시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예정돼 있다. 상대는 우승 후보 도미니카 공화국이거나 베네수엘라다. 한국 야구여, 한 번 더 미쳐보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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