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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급증하는 교제폭력…법적 근거 없어 대응 '한계'

2024년 전년 대비 75.4% 급증
과거 연인·호감 관계까지 법적 정의 필요

  • 웹출고시간2026.03.10 17:49:35
  • 최종수정2026.03.11 14:00:35
[충북일보] 충북지역에서 교제폭력 신고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직접 규제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범죄 예방과 피해자 보호 모두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충북여성재단에서 발간한 '2025 충북 성인지 통계'를 살펴보면 도내 교제폭력 신고 건수는 2022년 1천380건에서 2023년 1천545건으로 늘어났다. 이어 2024년에는 2천710건으로 전년 대비 75.4% 증가했다.
반면 검거율은 2022년 23.2%에서 2024년 18.3%로 낮아졌다.

실제 폭력 피해 건수는 통계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교제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연인 관계 등 친밀한 관계였던 경우가 많아 폭력 상황이 발생해도 개인 간 갈등이나 사적인 문제로 여겨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신고 증가와 함께 교제폭력 피해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도내 피해자 지원기관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한 교제폭력 피해자는 지원기관으로 분리된 이후에도 가해자로부터 하루 수백 통에 달하는 전화와 문자 연락에 시달렸다.

남편·연인 등 친밀한 사이에서의 교제폭력이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2024년 청주시 흥덕구에서는 30대 이집트인 남성 A씨가 한국인 전 아내와 말다툼 끝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전 아내가 재결합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이같이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처럼 교제 폭력이 살인·폭행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수 있고, 피해자가 특정돼 있어 지속적이고 상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미비하다는데 있다.

그동안 교제폭력은 피해자와 가해자 간의 관계나 폭력 유형에 따라 형법이나 가정폭력처벌법, 스토킹처벌법 등을 적용해 처리돼 왔다.

스토킹 범죄의 경우 별도의 '스토킹범죄 처벌법'이 마련돼 있지만 교제폭력을 직접 규율하는 독립적인 법률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상해·협박 등 개별 범죄를 적용해 대응하고 있어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제폭력의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교제 관계에 대한 포괄적인 법적 정의를 마련해 현재뿐 아니라 과거의 연인 관계나 호감 관계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까지 폭넓게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충북여성재단의 황경란 연구원은 "일상적 간섭과 집착, 디지털 감시, 사회적 관계 단절 강요, 경제적 통제 등 이른바 '강압적 통제' 행위를 폭력의 한 형태로 명확히 규정하고 처벌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고가 접수될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를 즉각 분리하고 긴급체포 등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역 차원에서도 교제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예방 교육을 확대하고 교제폭력을 사적인 갈등이 아닌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젠더폭력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전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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