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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3.05 14:08:23
  • 최종수정2026.04.05 15:50:51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충남의 알프스라고 별명이 붙은 청양 칠갑산. 필자는 칠갑산을 여러 번 올라가 두솔성, 장곡사, 도림사지 등 여러 명승 고적을 조사 했지만 산이 험하고 여름철에는 숲이 우거져 매년 등정하지는 못했다.

칠갑산이란 명칭은 북두칠성의 '七'에다 으뜸을 지칭하는 '甲'자를 붙인 것이다. '갑'자를 만물의 기원으로 해석하는 학자도 있으며 백제 시대에는 천제(天祭)를 지낸 곳이기도 했다. 백제는 칠갑산(七甲山)을 사비성 정북방의 진산(鎭山)으로 삼아 신성시 한 것이다.

660AD 여름 백제 왕도 사비가 무너진 후 유민들은 다시 나라를 찾기 위해 기병한다. 그 중심은 바로 현 충청남도 동 서,북부지역과 전라북도 일원이었다. 이들이 3년 전쟁을 치르면서 새로운 수도로 삼은 곳은 주류성(周留城)이란 곳이었다.

충남지역에는 여러 지역이 주류성으로 비정되고 있다. 서천설, 홍성설, 전의설, 전북 부안설등 학계는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필자는 이들 유적을 대부분 다 답사하면서도 완전히 주류성이라고 단정할 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청양 칠갑산을 답사하면서 정상에 축조 되어 있는 '두솔성'을 주류성으로 보는 견해에 동의하게 됐다. 주류성은 옛 기록에 두솔성(豆率城), 주유성(州柔城)이라고 나온다. 삼국사기 백제본기와 당서(唐書)에는 '주류성(周留城)'으로 기록됐으나 삼국사기 신라본기에는 '두량이(豆良伊)'로 그리고 일본서기(日本書紀)에는 '쓰누(州柔)'라고 되어 있다.

여러 기록을 정리해 보면 주류성은 우선 험준한 산악지형에 있었고 금강과 가까우며 하루에도 사비성 공격이 가능한 곳에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서기 기록을 보면 주류성은 산간의 험지에 있음이 나타난다. 천지(天智) 원년조에 '주유(州柔)는 험지에 있고 장기간 주둔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산이 가파르고 계곡이 좁아 지키기 좋은 지형이나 복신은 피성(避城)으로 옮겼다'고 되어 있다.

필자는 주류성→두류성→두루성→두솔성→도솔성으로 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중에서 두솔성의 솔(率)자는 발음이 '율' 또는 '루'로도 읽을 수 있다. 이 한자 발음을 솔로 읽어 두솔성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충남대 교수였던 고(故) 지헌영 박사는 50년전 논문에서 주(周)를 우리말 두루, 두류로 해석하며 청양 정산면의 두량윤성을 지목한 바 있다.

칠갑산 자비성을 일명 '도솔성(兜率城)'이라고 했다. '도솔'이란 불가에서 '도솔천(兜率天)'을 지칭하는 용어다. 수미산(須彌山) 꼭대기에서 12만 유순(由旬, 40리 거리)이 되는 곳에 있는 칠보(七寶)로 장식한 화려한 궁전이 있으며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고 믿는다. 또 도솔천을 '만족시키다'는 뜻으로 지족천(知足天), 묘족천(妙足天), 희족천(喜足天) 또는 희락천(喜樂天) 등으로도 해석한다.

주병선의 가요 칠갑산은 시골 아낙네의 한을 그린 노래로 1980년에 발표 되어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 모 TV방송 트롯 경연에서 한 여가수가 부른 가요칠갑산이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콩밭 매는 아낙네야 / 베적삼이 흠뻑 젖누나 / 홀어미 두고 시집가는 날 /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 소리만/어린 가슴을 태웠소…/ 무슨 설움 그리 많 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대던 산새 소리만/어린 가슴속을 태웠소…'

전국의 지방들이 모두 겪고 있는 문제이지만 칠갑산가요의 고향 청양군도 인구가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칠갑산 가요제를 전국가요제로 만들고 백제 마지막 왕도로 비정되고 있는 칠갑산 도솔성 연구도 활발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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