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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 청주 이전, '빅4 공항'에서 국가 항공산업 도약의 엔진으로

  • 웹출고시간2026.03.05 14:12:36
  • 최종수정2026.03.05 14:12:36

원광희

청주시정연구원장

2월 25일 국가관광전략 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외국인 관광객 80%가 서울에 쏠린 현실을 바꾸자"라며, 지방공항·교통·숙박 전 과정을 '지역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관광의 성장 과실을 지역까지 확산하겠다는 이 메시지는, 공공기관 이전 정책 역시 '지역특화 거점'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신호로 읽힌다.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단순한 재배치를 넘어 국토 균형발전과 지역 특성화 전략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 1차 이전이 혁신도시라는 공간 거점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2차는 지역의 기능적·산업적 강점에 따라 기관을 전략적으로 배치하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그 대표적 시험대가 '빅4 공항'으로 성장한 청주국제공항과 연계한 한국공항공사 이전이다.

청주국제공항은 국토 중심부에 위치해 수도권 남부·충청권·강원권을 포괄하는 항공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입지를 갖췄다. 고속도로망과 KTX 오송역, 세종시와의 접근성은 여객뿐 아니라 행정·비즈니스 수요까지 견인한다. LCC 취항 확대와 국제선 정상화로 여객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세종시 행정기능 확장과 충청권 인구 증가까지 더해져 성장 잠재력도 크다. 배후 에어로폴리스 2지구에는 MRO 집적단지가 조성 중이고, 도내 대학·특성화고에서 매년 약 480명의 항공 정비 인력이 배출되는 등 산업·인력 기반도 마련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을 관리·운영하는 핵심 기관이지만, 본사가 김포공항에 위치하면서 지방 공항과의 거리로 인해 현장 대응성과 운영 효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항 인접 지역으로의 이전은 운영·안전관리의 실시간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청주는 공항 인접 입지와 전국을 연결하는 중심성을 동시에 갖춘 후보지다.

해외에서도 '공항 인접' 입지는 보편적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루프트한자 테크닉은 함부르크 공항 인근에 본사와 기술센터를 두고 정비·연구 기능을 통합 운영하고 있으며, 영국 민간항공청은 개트윅공항 역시, 단지 내 설치된 핵심 사무소를 중심으로 이원 구조를 운영한다. 이는 청주에 운영·안전·연구 중심 본사를 두고 서울에 대외협력 기능을 유지하는 '복합 거점 모델' 설계에 참고가 될 수 있다. 공항 주변을 물류·연구·교육이 결합된 '공항도시(Airport City)'로 발전시키는 흐름도 뚜렷하다. 청주공항 배후 복합단지에 한국공항공사가 앵커 기관으로 자리할 경우, 민간 MRO 기업과 연구기관 유치의 신뢰도와 집적 효과는 크게 높아질 것이다. 이는 공항복합도시 실현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기대 효과는 기대 이상일 것이 분명하다. 공항과 본사가 같은 생활권에 위치하면 긴급 대응과 시설관리, 현장 점검이 신속해지고 정책과 현장 데이터의 연계가 강화돼 운영 효율성과 안전성이 높아진다. 청주의 지리적 중심성은 전국 공항을 총괄하는 기관의 이동 효율을 높여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수도권에 집중된 항공산업 기능을 중부권으로 분산함으로써 과밀을 완화하고, 국토 균형발전과 지역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촉진한다. 나아가 항공정비·공항 운영 산업의 고도화와 UAM·드론·스마트 공항 등 미래 항공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유리한 기반이 된다.

한국공항공사의 청주 이전은 여러 대안 중 하나가 아니라 국가 항공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전략적 전환점이다. 이는 공항 운영 혁신과 산업 생태계 고도화, 국토 균형발전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기회다. 정부는 충분히 검토하되, 방향이 분명하다면 결단을 미뤄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신중한 검토를 넘어 국가 성장축을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다. 청주공항을 중심으로 새로운 항공산업 거점을 구축할 것인지, 수도권 편중 구조를 반복할 것인지는 대한민국의 미래 전략을 위해 매우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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