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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3.02 15:47:50
  • 최종수정2026.03.03 11:13:59
[충북일보]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여운이 이어진다. 극장 문을 나선 관객들이 온라인 지도 플랫폼을 들여다본다. 영화 속 실존 인물의 흔적을 찾는 디지털 성지순례를 위해서다. 참 독특한 관람문화창조다.

*** 청년극장 단원 12명 출연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관객 수가 2일 현재 900만 명을 돌파했다. 개봉 27일 만이다. 천만도 머지않아 보인다. 배우와 감독, 스텝과 관객이 함께 힘을 모은 덕이다. 줄탁동시(啐啄同時)의 기록경신이다. 청주에선 청년극장 단원들이 무더기 출연해 더 화제다. 12명 모두 주요 배역은 아니다. 단역이거나 행인 1, 2, 3 정도다. 그래도 다성적(多聲的) 서사가 관객과 맞닿아 감동을 준다.

먼저 주인공 엄흥도 역의 유해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청년극장 출신 배우다. 영화 내내 기막힌 연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때론 웃기고 때론 먹먹한 눈물을 유발한다. 병조판서 역의 김서현도 청년극장 배우다. 영화 초반 줄거리를 끌어간다. 중후함으로 화면을 지배한다. 청령포로 단종을 찾아온 양반 5명 역은 더 눈에 띈다. 특히 이윤혁 배우의 연기는 압권이다. 강 건너 단종을 향해 연신 외친 '전하~'는 애절하다. 관객들을 감동케 한다. 배우의 내공을 실감케 한다. 표정 하나에도 디테일이 살아 있다. 허공을 향한 눈빛엔 절망한 충신의 감정이 실린다. 이윤혁 배우는 한국영상대학교 부총장이다. 충북연극협회장을 역임했다. 전국연극제 최우수연기상(대통령상)을 다수 수상했다. 충북 연극계를 대표하는 베테랑 연극인이다.

이밖에 김해용, 정창석, 최민숙, 문의영, 김경미, 엄춘미, 고병애, 권영옥, 윤선희, 곽상묵 배우가 함께 출연했다. 모두 곳곳에서 1초의 등장만으로도 녹진한 연기 실력을 보여준다. 대사도 없는 엑스트라 단역임에도 스토리를 탄탄하게 한다. 관객들을 영화 속으로 녹아들게 한다. 이쯤에서 청년극장 배우들의 영화 출연 배경이 궁금하다. 당연히 배우 유해진과 감독 장항준의 인연을 떠올린다. 누구나 추측할 수 있는 인연의 결과다. 청년극장은 지난해 10월 말 창단 40주년을 맞았다. 이때 유해진이 '열개의 인디언 인형'에 주인공으로 우정 출연했다. 바쁜 일정상 획기적 참여였다. 장항준 감독도 청주 공연장을 찾았다. 청년극장 단원들의 영화 출연 얘기를 나눈 것도 이때다. 회식 자리에서 생긴 프랭크 자세 에피소드는 전설이다.

*** 좋은 인연의 선한 영향력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성공은 모두의 각별함 덕이다. 배우 유해진과 감독 장항준의 진득한 인연의 결과다. 여기에 청년극장과 인연도 한몫한다. 견딤이 쓰임으로 승화한 사례다. 인연이 의리를 낳고, 의리가 성공을 견인하고 있다. 인연은 언제나 자연의 순환을 닮는다. 하늘과 바다, 산과 들은 서로 기대어 계절을 만들어간다. 계절은 겨울로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봄이 겨울을 밀어낼 뿐이다. 예술 또한 인연으로 순환한다.

영화에 출연한 청년극장 단원 몇 명은 다른 영화에도 출연했다. 좋은 인연이 만든 선한 영향력이다. 작은 인연이 큰 기적을 만든다. 같은 극단 배우 12명이 같은 영화에 동시 출연은 흔하지 않다. 충북 극단에선 전무후무하다. 유해진과 장항준, 청년극장의 인연이 선물한 행복 기록이다. 인연은 서로 소중하게 여겨야 좋은 결과를 낳는다. 언제 어디선가 꽃피는 시절 인연이 될 수 있다. 청년극장에 새 역사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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