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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막이 허물고 현장으로"… 충북 수출 얼라이언스 '현장형 원스톱 지원'

무협·수은·중진공·중기중앙회, 4대 기관 본부장 '충북 얼라이언스' 결성
'차 한잔'이 불러온 혁신… 기업 애로사항 현장에서 '원스톱' 해결
"지원은 기업의 당당한 권리, 문턱 낮추고 기다림 대신 발로 뛴다"

  • 웹출고시간2026.02.18 14:54:34
  • 최종수정2026.02.18 14:54:34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왼쪽부터) 조윤경 한국수출입은행 충북본부장, 김희영 한국무역협회 충북본부장, 황인탁 중소기업진흥공단 충북지역본부장, 임춘호 중소기업중앙회 충북지역본부장으로 구성된 '충북 수출 얼라이언스'팀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성지연기자
[충북일보] 충북 수출·금융·정책을 책임지는 4개 공공기관 수장들이 하나로 뭉쳤다.

김희영 한국무역협회 충북본부장, 조윤경 한국수출입은행 충북본부장, 황인탁 중소기업진흥공단 충북지역본부장, 임춘호 중소기업중앙회 충북지역본부장이 결성한 '충북 수출 얼라이언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딱딱한 사무실을 벗어나 매주 한 대의 차에 몸을 싣고 도내 기업 현장을 누빈다. 기관 간 경계를 허물고 '현장형 원스톱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시작은 소박했다. 충북기업진흥원 건물에 함께 입주해 있던 이들은 식사 후 엘리베이터 안에서 김희영 본부장의 "차 한잔 더 하자"는 한마디로 다시 모였다.

각 기관의 지원 수단을 공유하다 보니 결론은 하나였다. "각자의 정책과 수단을 합치면 기업에 훨씬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수출 기업의 애로는 복잡하다. 자금, 판로, 인력, 통상 리스크, 제도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한 기관의 기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김희영 본부장은 이를 '종합병원 건강검진'에 비유했다. 특정 부위만 치료하는 게 아니라 기업 경영 전반을 점검하고 단계별 해법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보은 소재 김치 공장 방문을 시작으로, 얼라이언스는 비정기적으로 주 1~2회 기업을 찾고 있다.

이들의 준비는 방문 전부터 시작된다. 단체 메시지방에서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와 주요 현안을 미리 공유하고, 각 기관의 시각으로 분석을 차례로 덧붙인다.

조윤경 본부장은 "혼자 가면 질문이 단선적이지만, 넷이 함께 가면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기업 스스로도 미처 정리하지 못한 숨은 애로까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기관을 따로 방문해야 하는 행정 부담이 사라진다. 무역 정보, 정책 자금, 금융, 제도 개선이 한 자리에서 동시에 논의되는 '원스톱 패키지 솔루션'이다.

각 기관의 역할도 뚜렷하게 나뉜다. 무역협회는 무역 정보 제공, 연구·조사, 인력 교육, 세미나, 현장 자문, 컨설팅, 정책 건의까지 폭넓은 영역을 담당한다. 기업과 다른 기관을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도 수행한다.

수출입은행은 수출·수입 및 해외투자 자금을 담당한다. 국책금융기관으로서 관세 대응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저금리로 금융을 제공한다. 해외 현지 법인에 직접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꼽힌다.

중진공은 저금리 정책 자금과 인력 지원 사업을 연계한다. 지난해 중진공의 '찾아가는 중진공' 활동이 좋은 평가를 받은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올해는 '찾아가서 해결하는' 모델을 얼라이언스 전체에 접목하고 있다.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중앙회는 정책·제도·법과 관련한 현장 애로를 청취하고, 지역 차원에서 해결 가능한 부분과 중앙에 전달해야 할 과제를 구분한다. 제도 개선 필요사항을 정리해 전달하는 통로 역할도 맡는다.

방문 이력이 쌓이면서 업종을 넘나드는 연결도 생겨나고 있다.

본부장들은 방문을 통해 기업뿐 아니라 기관도 배운다고 말한다. 산업 구조, 가업 승계 문제, 제조업 고령화 등 현장에서 체감하는 문제를 공유하며 정책적 고민으로 이어가고 있다.

황인탁 본부장은 "방문하면서 쌓인 데이터가 다음 기업에 실질적인 아이디어가 된다"며 "데이터가 쌓일수록 지원의 질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미국 관세 인상 이후 해외 직접 진출을 고민하는 기업도 부쩍 늘었다.

방문한 기업 6곳 중 2곳이 이미 추가 진출 단계를 밟고 있었다. 수출입은행 상담을 통해 수출만 하다 현지 법인 설립을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시중은행이 취급하기 어려운 해외 법인 직접 대출 제도를 연결해 준 것도 이 과정에서 나온 성과다.

본부장들이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체감한 가장 큰 고충은 인력 부족이다. 특히 음성, 진천 등 외곽 지역 기업들은 젊은 인력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었다.

얼라이언스는 해외 R&D 센터 활용 방안, 인력 채용 지원 사업 연계 등 다각적인 대안을 함께 제시하고있다.

임춘호 본부장은 "통상 압박 속에서도 결국 미래가 있는 기업은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며 "기업이 R&D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제도적·정책적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출은 불확실성에 대한 도전이지만, 먼저 진출해 독점력을 확보한 기업들이 결국 승리한다"며 도전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본부장들은 충북 기업인들에게 인식의 전환을 당부했다.

지원 정책이 있어도 관(官)을 어렵게 느껴 주저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비대면 신청이 일상화되면서 기관과 기업이 얼굴 맞댈 기회가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꼽혔다.

기관장이 직접 현장으로 나서 기업을 종합 진단하고 즉시 연결하는 '충북 수출 얼라이언스'는 향후 지자체·유관기관과의 협업 확대, 방문 기업 사후 관리까지 아우르는 '수출 밀착형 케어 시스템'으로 정착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본부장들은 "찾아오셔서 이야기하다 보면 이 지원은 못 해드려도 다른 기관으로 연결해 드릴 수 있다"며 "지원을 알아보고 요구하는 것은 기업의 당연한 권리, 언제든 문을 두드려 달라"고 입을 모았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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