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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2.05 13:58:30
  • 최종수정2026.02.05 13:58:30

김산옥

괴산문인협회 회원

[충북일보] 즐겨찾는 블로그가 있다. 뜻하지 않게 달마도사의 여러 사진이다. 붓으로 다양하게 표현했지만 무섭고 괴기스럽다.

30대 후반에 동창생 모임에 첫 참석을 했다. 동기생 수십 명이 모였다. 나는 자연스럽게 친한 벗에게 갔다. 졸업하고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시간이 비껴간 듯 고운 벗들. 우리는 다시 소녀시대로 돌아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누군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낯설다.

친정이 10분 거리에 있었다. 올케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았다. 동창생이 친정과 앞뒷집 이웃이었다. 올케와는 학부모 모임으로 인연이 되어 친해졌다. 나는 친정을 자주 드나들었다. 그래서 친구는 나를 보기는 했으나 올케의 시누이로만 알고 있었다. 나의 첫인상은 좋지 않았나보다.

'시누이 노릇 단단히 하겠네.'

그러다 동기 모임에서 참석한 나를 발견하고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보았다고. 그녀는 학창시절에 항상 탑의 위치에 있었다. 나는 적당히 공부하고 놀기를 좋아해 서로에게 교착점이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창 모임 이후로 같은 동네에 살게 된 인연으로 급속도로 친해졌다.

어느 날 집 초대를 받았다. 현관을 지나 거실에 들어 섰을 때 '달마도'가 벽에 걸려있었다. 흠칫했다. 이색적인 거실 풍경은 나에게 뭔지 모르지만 불편을 주었다. 뜻밖의 집안 분위기에 압도되어 그녀를 더 찬찬히 살폈다. 집안을 대충 둘러보니 冊이 엄청 많았다. 역시 범생이 출신답다. 점심 식사를 하려는데 잡곡밥에 쌀은 보이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미간이 꿈틀거렸다. 나는 그녀에게 신소리로

''너는 사람 초대하고 밥이 왜이러냐·''

친구는 웃으며 쌀통을 보여줬다. 여러가지 잡곡으로 섞여있어 그 안이 시커ㅤㅁㅓㅆ다. 백미를 좋아하는 나는 다소 놀라며

''쌀밥 먹고 싶을 때는 어떡하냐·''

그녀는 잡곡밥이 건강에 좋다고 하며 늘 이렇게 먹는단다. 나하고 생각이나 사는 스타일이 달랐던 그녀는 독실한 불교신자였다. 그후 서울을 먼저 벗어나 귀촌을 하게 된 그녀의 집을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예전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거실의 모습이 생각나 '달마도'를 두리번거리며 찾았다. 다행히 거실 벽에는 서양화가 걸렸다. 보통의 여염집 같아서 안도했던 나. 그러나 밥은 여전히 잡곡밥이다. 나는 돌 씹는 것 같아 편치 않는 식사를 했다. 생활패턴은 그대로인 듯하다. 벽화만 바뀌었을 뿐이었다.

오늘 블로그에서 다시 '달마도'를 보았다. 역시 적응이 되지 않는다. 그림과 함께 달마도사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곁들었다. 보리달마는 인도인으로 승려며 철학자로 '보리'는 깨우친 者란다. 그는 중국의 남북조 시대로 실크로드 혹은 바닷길을 이용했다. 최종적으로 북위(北魏) 쑹산(崇山) 소림사(少林寺)에서 9年을 면벽(面壁) 수행을 하였다. 그후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하여 선(禪)을 중요하게 여겼고, 중국 선종의 창시자가 되었다. 일설에서는 중생제도를 위해서 시간이 필요했다. 강태공이 낚시를 하며 세월을 낚듯이 중생들에게 禪을 알리기 위한 세월이 필요했을 듯. 그렇게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으리라~.

'달마도'에서 유달리 불편함을 주는 곳은 눈(目)이다. 눈꺼풀이 아예 없어진 것에 대해서는 여러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수행 중 졸음을 쫓기 위해서, 혹은 졸고 있는 자신에게 화가 나서 도려냈다고. 그 도려낸 부분은 땅에 떨어져 차(茶)나무가 되어 졸음이 몰려올 때마다 茶를 마셨다. 하지만 어찌되었던 부리부리한 눈은 아주 매섭게 보였다. 체구도 크고 耳目口鼻가 큼직하다. 이러한 강렬한 인상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달마도'를 걸어두면 물상대체(物象代替)가 되어 집안에 좋은 기운을 받는다 하여 부적처럼 쓰이고 있다고 한다. 달마선사가 설파하는 말 중에 널리 알려진 아심여불심 일체유싱조(我心如佛心 一切唯心造) 내 마음이 부처의 마음과 같으니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 나를 옥죄는 것도 마음이요, 나의 마음에 평화가 깃드는 것도 내 마음이다. 즉 생각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뜻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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