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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2.05 14:07:24
  • 최종수정2026.02.05 14:07:24

정초시

후마니타스 포럼 대표

지금은 숏폼의 시대다. 숏폼은 2021년 유투브가 짧은 영상서비스인 쇼츠 제공에서 시작되었는데, 이제는 대부분의 SNS에서 보편적인 소통 장르로 정착하였다. 약 30초에서 길어야 2분 정도의 짧은 영상 속에서 자신의 주장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강렬하고도 자극적인, 심지어는 엽기적인 영상을 경쟁적으로 업로드한다.

글로리아 마크 UC 어바인의 심리학교수의 '평균 주의력 지속시간 연구'에 의하면, 2004년 PC가 보편화되었을 때 평균 2분 30초 정도였으나, 스마트 폰이 보편화된 2016년에는 평균 47초까지 급락하였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짧은 주의력 집중시간에 최대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강렬한 영상을 만들어 내보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숏폼은 혐오와 분노, 배제와 차별 등 사회적 공감능력을 크게 저하시키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사람들은 왜 혐오와 차별에 더 열광할까· 2016~2017년 미안마에서 페이스북이 반 로힝야족 학살을 부추겼던 사건은 대표적 사례이다. 당시 미안마는 정치적으로는 어느정도 안정되었으나 약 90%에 달하는 불교도와 10% 정도인 이슬람 간의 종족 갈등이 심화된 상황이었다. 미안마의 대표적인 SNS 매체였던 페이스 북은 로힝야 족에 대한 혐오 메시지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알고리즘은 혐오가 더욱 상품가치가 높음을 파악하고 지속적으로 가짜 뉴스를 포함해 로힝야 족에 대한 음모론을 쏟아냈다. 결과적으로 군부가 개입된 로힝야족의 집단학살을 불러 일으키고 말았다.

스마트 폰과 SNS, 그리고 집중력 저하에 따른 숏폼 형식의 소통 수단은 인간의 본성 상 혐오와 배제, 차별을 상품화시키는 경향이 커서 신뢰와 배려, 환대의 가치를 기본으로 하는 사회적 공감능력을 극단적으로 약화시킨다.

그러나 책을 읽는다는 것은 영상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소통수단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느림의 미학을 전제로 한다. 책을 읽으면서 동시에 대화를 하고 영상을 볼 수는 없다. 영상은 스쳐지나가듯 잠깐 기억에 머물고 말며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생각하게 만들고, 단어 하나하나와 문맥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것을 나의 상황에 적용하며 비교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는다. 또한 책을 통해 내가 경험하지 못한 타인의 삶을 관찰하고, 그들 삶에 대한 이해의 폭과 공감의 반경을 넓혀 나갈 수 있다. 특히 문학작품을 많이 읽으면 타인의 정서에 반응하는 능력이 향상되며, 이는 환대의 정신을 높여 사회적 혐오와 배제 등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갈등을 완화시킬 수 있다.

책 읽는 행위는 깊은 생각을 가능하게 하여 창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 책을 읽는 행위는 자신의 기존 관념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더불어 자기부정을 통해 새로운 세계관과 가치관을 가질 수 있게 하여 창의성을 향상시킨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타인의 언어로 표현된 것을 내 안에서 다시 생각하면서 나를 근본적으로 새롭게 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자기부정을 수반하기 때문에 고통스럽다. 그러나 마치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이 새로운 세계로 비상할 수 있는 힘이 그 안에서 생긴다.

지금 우려되는 현실은 우리 국민의 약 50%가 1년에 한권도 책을 읽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짧은 영상에 빠져 자기중심성과 상대주의, 혐오와 배제에서 비롯되는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까 걱정이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좀 더 품격있고 교양이 넘치는 사회를 만드는데 첫 발을 내딛는 과정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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