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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숙

미술평론가·수필가

미술 시간에 그림을 그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림 실력은 한 번에 늘지 않는다. 개인차가 있지만,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밀도감 있는 무수한 반복을 통해서 아주 서서히 실력이 늘어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연습이 없다면 그림 실력이 늘지 않는다. 이 과정은 단지 실력 향상뿐만 아니라 자신의 그림 습관이나 부족한 부분들도 더불어 알 수 있다.

연습은 매너리즘을 초래하기도 하고 참을성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보통 이 단계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인내하며 끝까지 해 나갈 때, 시간이 지나 마침내 실력 향상이라는 결과를 맞이할 수 있다.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는 삶의 태도를 부가적으로 얻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그림 연습처럼 살아가며 무수히 많은 일들과 인간관계를 겪으며 분별력이 생기고 삶은 더 단단해진다.

경험을 통하지 않고서도 삶의 이치를 알게 된다면 리스크가 적으니 더 좋다. 그러나 대부분 불행, 혹은 행복을 여러 차례 경험하고 나서야 비로소 지혜와 혜안을 갖추게 된다. 경험이란 여러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반복된 경험은 우리 삶에서 축적된 다양한 재산과도 같다. 이를 잘 활용하면 더 나은 삶으로 발전할 수 있고, 여전히 같은 실수나 부정적인 경험을 반복한다면 늘 제자리일 것이다.

자영업을 하는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체면치레를 매우 중요시했다. 그 이면에는 극도로 낮은 자존감과 열등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타인의 옷차림에 대해 신랄히 지적하는 한편, 자신의 명품 바지와 명품 벨트 등을 온 세상을 가진 듯 자랑하고 돌아다녔다. 타인의 모습을 비난하는 만큼 자신의 타고난 모습은 완벽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유창한 언변과 갖추어진 명품 등으로 자영업을 잘 되었지만 이내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을 타인에 대한 비난으로 돌리고 험담으로 스트레스를 한껏 풀었다. 그 가운데 옷차림을 지적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비열하게도 그 대상자의 생활 수준을 한없이 깎아내리기 위함이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 가십거리를 즐거워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현대 사회는 옷차림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도를 넘어선 비난은 삼가야 할 것이다. 반복적으로 듣는 사람에게도 불쾌감을 주고, 그러한 말을 할수록 스스로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그가 험담하는 습관을 고치고 험담만큼 일을 그토록 열정적으로 했다면 다시 잘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은 힘들지만 남 탓과 험담은 말 한마디로 충분하므로 그 길을 택하는 것이다. 그도 반복된 타인의 험담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무수한 경험을 통해 충분히 알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험담으로 덮으면 된다는 생각에 험담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많은 경험을 통해 삶의 지혜와 통찰을 얻는다. 앞서 언급한 사례와 같이 모든 경험들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것도, 개인이 가진 역량이기에 그릇을 넓히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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