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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의 그림이야기 - 못다 핀 꽃 한 송이 같은 작가 진익송

  • 웹출고시간2026.02.04 14:58:05
  • 최종수정2026.02.04 14:58:04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진익송 작가의 작품.

ⓒ 이동우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교사를 하면서 대학원을 다닐 때였다. 외국으로 이민 간 S 교수 후임으로 한 젊은 교수가 부임해 왔다. 특이한 것은 그분은 교수라는 신분에 어울리지 않게 학생들과 축구를 하고, 승용차가 아니라 흰색용달차를 몰고 다녔다. 거기다 차에는 'NEWYORK UNIVERSITY'라고 쓰여진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괴짜 교수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나온 뒤 미국으로 이주해 뉴욕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과 영국에서 작품 활동을 한 전업 작가 출신 진익송(1960~2022)이라는 분이었다.

그 후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신선했던 흰색용달차는 캠퍼스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외국에서 공부하고 그곳에서 오래 살면서 형성된 개방적이고 합리적인 마인드가 권위적이고 관료적인 한국 대학에서 적응을 못 한 것 같았다. 대학원에서 한국화 공부를 했던 필자는 서양화 담당 교수였던 진익송 교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없었지만, 후에 강의를 나가면서 화단의 선후배로 편하게 지내는 사이가 됐다.
진익송 작가는 뉴욕대학원을 졸업하고 뉴욕 펄그럼 화랑과 전속계약을 맺고 6년 정도 작품 활동에 몰입했다. 1996년에는 주한 영국 문화원에서 주관하는 연구장학기금 수상자로 선정돼 영국 뉴캐슬에 위치한 노섬브리아 대학 (Northumbria University)에서 방문 작가로 영국 현대미술 과정을 연구하기도 했다.

진익송은 뉴욕과 영국, 일본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을 개최하고 작품명 'Timeless Door' 시리즈로 뉴욕화단에서 주목을 받는다. 그리고 작품 및 학술연구 활동으로 학문 분야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받아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미국 '마르퀴즈 후즈후(Marquis Who's Who, 2013)'에 등재됐다.

그는 "많은 작가들이 문을 소재로 작업을 한다. 내가 바라보는 문은 욕망이나 질투나 열정이나 시간이 넘나드는 소통 공간이다. 그것은 사회와 개인, 개인과 개인, 혹은 사회와 사회 간의 다양한 소통의 통로 같은 문이다. 그 문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은 화두를 던져 놓는 것이다. 그것은 인류에 대한 사랑이나 관심에 대한 표현방법이다. 갈등과 권력과 욕망으로 점철된 사회, 그로 인한 숱한 부조리한 현상들을 보지만 작가가 직접 나서서 사회를 변혁할 수 있는 힘은 없다. 예술은 그 문제들을 던져 놓는 것이다. 관객들이 보고 영향을 받을 수 있도록..."라고 작가 노트에서 자신의 작품세계를 말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가 만들어 놓은 'Timeless Doors' 연작은 관객들로 해금 깊이 들여다보고 사유하고 그곳에서 작가가 무엇을 던지고 싶어 했는지 고민하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문 작업을 하는 진익송 작가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 싶어 작품으로 활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Y중학교에 근무할 때 극성맞은 중학생들이 발로 걷어차 망가져 버린 나무로 만들어진 문들을 승합차에 실어 한국교원대학교 근처에 있던 작업실에 갖다 준 적이 있다.

진익송 작가는 학기 중에는 학생지도에 매진하다가 방학이 시작하자마자 친정과도 같은 뉴욕으로 날아갔다. 혼자 갈 때도 있었지만 제자 사랑이 남달라 학생들과 동행해 뉴욕 소호 전시를 주선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충북대 조형예술학과 학생들을 중심으로 뉴욕 아트 스튜던츠 리그(Art Students League of New York), 콜롬비아대, 파슨스 미대, 롱아일랜드대 학생들과 온라인 전을 개최했다.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예술의 흐름을 경험하고 국제적 감각을 갖춘 작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자들에게 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다 2022년 8월 15일 믿기지 않는 소식이 뉴욕에서 날아온다. 어김없이 방학이라 뉴욕에 있던 진익송 작가가 자동차를 타고 가다 중앙선을 침범한 차량과 충돌한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청천벽력(靑天霹靂)같은 소식이었다. 착하고 능력 있는 사람은 하늘나라에서 일 시키려고 일찍 데리고 간다는 옛말을 증명이라고 하듯이.

그가 떠나고 2년 후 청주시립미술관에서 '진익송: 시공간을 넘어(Beyond the Timeless Door)'라는 이름으로 진익송 작가의 시대별 작품들을 돌아보는 회고전(2024년)을 개최한다. "고(故) 진익송 작가가 시간과 공간, 우리 시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했던 작가로서, 또 제자들이 작가의 길을 가도록 인도해 주고자 열정적으로 지도했던 교육자로서 우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라고 미술관 측은 전시기획 의도를 밝혔다.

진익송 작가는 세상과 현상에 대해 명쾌하게 꿰뚫어 보는 통찰력을 지니면서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았던 교육자였다. 그의 전시 작품들을 통해 세상과의 조화, 시간의 의미 그리고 인간 내면의 선택과 확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전시회 오프닝 행사가 끝나고도 자리를 뜨지 못했다. 처음 보는 고인의 사모님과 아들 브라이언 진을 만나 고인과의 추억을 늦게까지 나누다 왔다.

진익송 작가가 살아있으면 올해 66세이다. 대학을 은퇴하고 전업 작가로 왕성하게 전 세계를 누비며 정글 속의 타잔처럼 나태해 있는 작가들을 소리쳐 깨우는 예술가의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많이 생각나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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