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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

충북여고 교장

다시 새 학년이다. 지금까지 새 학년 준비기간에 해 왔듯이 올해 우리 학교의 주요 교육 방향과 사업에 대한 학교장 브리핑을 준비하고 있다. 학교의 구성원은 다양하다. 가르침의 핵심을 담당하는 선생님들 역시 다양하다. 매우 좋은 장점이다. 그러나 그 다양성은 흐트러진, 산란하는 모습이 아닌 방향을 공유하는 다양성이어야 한다. 학교라는 공동체에서 교육이라는 공동 과제는 선생님들의 교육적 소신이 일정한 테두리를 공유하며 저마다의 진폭으로 공간을 채워감으로써 풍성하게 열매 맺을 수 있다. 브리핑의 핵심은 그 방향, 테두리를 제공하는 데 있다.

올해는 방법을 바꾸기로 한다. 몇 년간은 지난 학년도 자료를 분석해서 그래프를 그리고 KEDI나 유네스코 등 외부 기관 정보를 검색하여 PPT를 만들기도 했지만, 이젠 지향점을 제시하는 데 더 무게중심을 두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아래와 같은 편지 형식의 글이다. 브리핑을 시작하며 읽어주면 좋을 듯하다.

"교육은 현실입니다. 교육의 방향이나 각종 방법론에 찬성하거나 이의를 제기하거나 비판할 수 있지만, 교육 그 자체를 거부하고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학교의 존립 기반이기도 합니다.

모든 존재는 자신의 이유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학교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학교가 자신의 이유와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교육활동을 통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학교 교육의 '꽃과 열매'는 《학생의 바람직한 성장》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학생이 스스로의 삶에 책임을 지며, 나아가 공동체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역할을 실행하도록 성장》시키는 일입니다. 이때, '바람직한'이라는 말의 의미는 우리 사회와 삶의 기본적이며 보편적인 가치들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꿈이 모호한 사람은 있을지라도 아예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도록 이끌어야 하며,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품성과 학식, 특히 스스로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자세를 길러주어야 합니다. 그러한 방향으로 진입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학생 한 명 한 명은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역량에 따른 교육적 보살핌을 받아야 합니다. 학교와 선생님들이 학생을 '학생 집단'으로서 교육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학생 개개인'으로 접근해야 하는 교육 영역도 매우 많으며, 점점 확대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는 학교와 교육 현장의 변화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점제와 성취평가제 등의 제도는 이미 현실이 되었고, 인공지능과 같은 방법론적 격변, 새롭게 요구되는 각종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을 고민해야 합니다.

선생님이 즐겁고 행복하면 학생의 학교생활이 즐거워집니다. 선생님들이 교육하는 일에서 즐거움과 보람을 얻을 수 있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러한 방향으로 학교와 교육환경은 조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학교에 가기를 기다리는 선생님과 학생이 많은 학교는 행복한 학교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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