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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주민 건강해치는 수도권 쓰레기 소각 반대

  • 웹출고시간2026.01.18 17:49:12
  • 최종수정2026.01.19 16:25:27

전 청와대행정관 김문종

1987년 8월부터 나이지리아의 코코항에는 유해 폐기물 3,884만 톤이 화학제품으로 위장해 불법 야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듬해 이탈리아로부터 들어온 산업 쓰레기로 밝혀져 되돌아갔지만, 여기서 나온 독성물질이 이미 인근 토지와 물, 대기를 오염시킨 후였다. 이후 나이지리아 정부가 오염 지역 정화와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주민 치료에 많은 노력과 예산을 투입해야 했다. 이를 계기로 국제사회는 1989년 유엔환경계획(UNEP) 후원으로 '유해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 및 그 처분의 규제에 관한 바젤협약'(Basel Convention)을 스위스 바젤에서 채택했다. 이 협약의 정신은 '쓰레기 발생지 처리 원칙'으로 즉, '쓰레기가 나온 곳에서 그 쓰레기를 스스로 처리하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1994년 가입했고, 관련 법률에 따라 시행하고 있다.

최근 이 바젤협약의 정신을 위반하는 일이 우리 곁에서 발생해 온 주민이 분노하고 있다. 물론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좀 심각하다. 청주의 민간 소각시설 세 곳이 서울 강남 등 수도권 지자체와 연간 9,100톤 규모의 생활폐기물 처리 계약을 했거나 진행 중이라고 한다. 갈길 잃은 수도권 쓰레기가 지속가능(?)하게 우리에게 밀려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소각시설들이 증평군과 아주 가까운 곳에 소재하고 있다. 당연히 증평 주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북이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로 인해 주민의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증평군민은 2019년 한 민간시설의 소각시설 증설에 대해 범군민 궐기대회를 열어 소각장을 즉각 폐쇄할 것을 촉구한 바가 있다. 증평군민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와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 행복추구권 등을 보장하라'는 당시의 외침처럼 수도권 쓰레기가 증평 인근에서 소각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수도권 쓰레기의 지방 이전은 서울과 수도권 지자체에도 책임이 있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지자체는 올해부터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됐다. 직매립 금지 예고는 2021년이었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수도권은 이에 대처하지 않고 쉽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인 '지방으로 쓰레기 넘기기'를 한 것이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지난해 12월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연 수도권 쓰레기의 충북 지역 반입 반대 목소리에 귀를 열지 않은 결과다.

한편, 수도권의 쓰레기가 우리 곁으로 몰려오는 문제는 우리와 무관한 일은 아니다. 개정된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2030년부터는 전 국토에 쓰레기 직매립을 할 수 없다. 증평군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주민이 쓰레기를 분리배출 할 수 있는 제도적 유인책(지역상품권 제공 등)이 필요하다. 두 번째, 소각 전에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를 선별하는 자원순환방식을 강화해야 한다. 세 번째, 우리의 쓰레기가 어디로 갔는지 정보를 공개하여 주민이 관심을 갖고 쓰레기 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소각장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한다. 믿을 수 있지만, 관리 감독에 청주시는 증평군의 제도적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증평군 또한 이번 사태에 대한 민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정보를 공유해서 함께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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