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4.9℃
  • 구름많음강릉 3.2℃
  • 구름많음서울 -2.1℃
  • 구름많음충주 -6.7℃
  • 구름많음서산 -4.9℃
  • 맑음청주 -1.8℃
  • 맑음대전 -2.6℃
  • 흐림추풍령 -3.3℃
  • 구름많음대구 -1.3℃
  • 구름많음울산 2.0℃
  • 구름많음광주 -0.4℃
  • 구름많음부산 3.4℃
  • 흐림고창 -3.5℃
  • 구름많음홍성(예) -4.9℃
  • 흐림제주 4.6℃
  • 흐림고산 5.5℃
  • 흐림강화 -3.7℃
  • 맑음제천 -9.2℃
  • 맑음보은 -6.0℃
  • 맑음천안 -5.2℃
  • 흐림보령 -2.6℃
  • 흐림부여 -4.1℃
  • 구름많음금산 -4.5℃
  • 흐림강진군 -2.4℃
  • 구름많음경주시 -3.8℃
  • 맑음거제 2.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6.01.14 16:19:11
  • 최종수정2026.01.14 16:19:11
고향 언저리를 휘돌아 금강이 유유히 흐른다. 산봉우리 사이사이로 들어앉은 촌락들을 감싸 안고 흐르는 물줄기가 부드럽다. 어릴 적에는 친구들과 다슬기를 잡으러 가곤 했다. 주전자에 작은 돌을 넣어 딸랑딸랑 흔들며 갔다. 그 소리에 장단 맞춰 "부는 피리 소리 랄랄랄라~~"하고 노래하며 걸었다. 강변에는 미루나무들이 흐르는 물살 따라 밴드부 행렬처럼 서 있었다. 수직으로 쭉쭉 뻗은 나무들처럼 알 수 없는 기개를 느끼곤 했다.다슬기를 잡다가 한기를 느끼면 백사장에 나란히 누웠다. 종일 햇살 받은 따끈한 모래더미가 몸을 녹여 주었다. 그러다 신발을 벗어들고 큰언니 살결처럼 하얗고 폭신한 모래를 밟고 걸으며 재잘댔다. 미루나무 사이로 걷다 뛰다 강나루에 오롯이 매여 살살 흔들리는 나룻배에 올랐다. 뒤뚱뒤뚱 나룻배에 실려 어디론가 떠가 보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했다.

떠나리라…. 떠나고 말리라. 사춘기를 지나면서 자주 되뇌던 생각이다. 고향에서 직장을 잡았음에도 이 생각을 접지 않았다. 새로운 것이라곤 없고 익숙한 풍경들과 늘 같은 얼굴들만 대하는 날들이 지루했다. 그러나 도시에는 사람 잡아먹는 괴물이라도 있다는 듯 어머니가 말렸다. 나를 보시는 늙은 어머니 눈동자가 번번이 생각을 돌리게 하곤 했다.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임미옥

청주시1인1책 프로그램 강사

볕 좋은 날이면 강변으로 유치원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산책하곤 했다. 의식의 흐름이 가슴을 후비는 날도 강으로 갔다. 펜팔로 정이 폭 들어서 첫사랑이라 이름한 사람과 얼굴 한번 못 보고 헤어졌을 때도 강변을 걸었다. 그날도 아이들을 보내고 청소를 마쳤는데 장맛비는 그칠 기미가 없는 거다. 허우룩한 가슴을 달랠 길 없어 우산도 안 쓰고 강으로 나갔다. 온몸을 패는 장맛비가 시원했다. 뼛속까지 젖도록 비를 맞으며 걸었다.

동굴을 나와 바쁘게 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세미나를 다니며 공부했고, 새로운 교육프로젝트를 만들어 적용했다. 퇴근 후 늦게까지 일하여 성과와 보람도 건졌다. 흘러가는 강물처럼 시간이 흐르며 내 삶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여 첫 아이를 얻었다. 그리고 남편 직장을 따라 오매불망 떠나고 싶어 했던 고향을 떠났다. 외로울 때 친구가 되어주고 위로해 주던 금강을 두고 소풍 가듯이 새로운 세상을 향해 떠났다.

다시 강을 찾은 건 중년으로 접어든 그해 늦가을이었다. 도시 인구이동 현상으로 운영하던 유치원은 휘청거리고 건강도 잃었다. 불현듯 강이 그리웠다. 어머니 품을 찾듯 강을 찾아갔다. 이게 웬일인가! 세월 속에서 강도 변했다. 대청댐이 생기면서 옛 풍경이 사라져버린 거다. 그 많던 미루나무와 모래들이 어디로 갔단 말인가! 강을 가로지르는 투박한 철재 다리에 섰다. 다리를 건너면 세종시로 이어진다. 강의 근원은 어디부터일까. 풍경은 변했어도 수량은 여전하여 힘차게 흐르며 약한 몸과 지친 영혼을 끌고 온 나를 반긴다.

억새다! 자갈과 모래를 퍼내어 황폐한 늪지대에 억새 세상이 펼쳐졌다. 떠나고 비운 자리를 가득 채웠다. 자생 능력이 끈질긴 자연은 다 빼앗겨도 다 떠나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낸 거다. 생명의 뿌리를 잡고 햇살과 바람의 숨결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은빛 무리가 강바람에 흔들리며 군무를 춘다. 희망을 놓으려 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그 후 금강을 자주 찾는 습관이 생겼다. 모습은 변했으나 변함없는 물길처럼, 내 마음의 강에도 그때 풍경이 산다.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충북일보·한국지역언론인클럽 공동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인터뷰

[충북일보]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이재명 정부 기간이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하는데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5극3특' 특별법이 국회 제출된 상황에서 대통령의 의지가 누구보다도 강하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대전, 충남 행정구역 통합이 이러한 의미에서 '롤모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재정분권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방향은 지방선거 이후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핵심인 '5극 3특' 진행 상황은. "특별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이번이 성공 가능성이 제일 높고, 만일 이번에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다음 기회는 없을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때 균형 발전은 공공기관 이전 중심으로 혁신도시 세종시를 중심으로 하는 균형 발전 정책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백지화돼 버리면서 공공기관 몇 개만 이전한 신도시에 그쳐버렸다. 지금은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기업인들을 만나서 얘기해보면 AI 인프라는 지방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AI 시대는 기업들이 지방에 투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시대적인 조건이 바뀌고 있다. 따라서 균형 발전 입장에서 절호의 기회이다. 이번 정부는 이재명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