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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희

객원논설위원

강선우 전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출국금지 됐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경 서울 시의원이 공천을 부탁하며 건넨 1억 원에 대한 뇌물수수혐의다. 전 사무국장 남모씨, 김경 서울시의원도 함께 출국금지조치를 받았다.

MBC가 2주전 공개한 민주당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 김병기 원내대표와 공천관리위원 강선우 사이의 대화 녹취내용과 공천과정은 '이럴 수가 있나' 싶게 충격적이다.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직전이던 2022년 4월 21일, 강선우는 자신의 보좌진이 김경 시의원 후보자로부터 아무 생각이 없이 1억을 받았다며 김병기에게 '살려달라' 애걸했다. 김 원내대표가 '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이상 도와드릴 수 없다'며 선을 긋는 듯했으나 바로 그 다음 날인 4월 22일, 상당한 부동산을 보유해 공천 배제 대상자인데다가 강서구와 별 연고가 없던 김경은 강선우 지역구인 강서구 서울시의원 후보로 단수 공천됐다.

결론적으로 김병기 원내대표가 강선우와 김경 간의 금전 비리에 대한 모든 조치를 덮어버린 것이 된다. 냄새가 고약한 꿍꿍이속이다.

'공천을 약속하고 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며 공천거래혐의를 부정한 강선우는 녹취록으로 드러난 증거에 대해서는 '2022년 지방선거 당시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다음 날 반환을 지시했다'며 횡설수설하고 있다. 받은 사실이 없는 돈을 반환지시 했다니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골 때리는 변명이다.

'자신이 받는 것이 아니라 보좌관이 김경에게 받은 돈이며, 반환을 지시했고 돌려줬다"는 강선우의 주장에 관련 지목된 보좌관은 "돈을 받은 적도 없고 돈의 행방도 모른다"며 펄쩍 뛰고 있다.

돈을 준 적이 없다는 김경, 돈을 대신 받은 보좌관에게 돌려주라고 지시했다는 강선우, 돈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는 보좌관, 세 사람의 말이 제각각이다. 그렇다면 문제의 1억은 혹시 소셜 고스톱게임에서 무료충전한 게임머니 같은 것인가.

공천대가로 1억 원이 오갔다면 돈을 받고 벼슬을 판 매관매직(賣官賣職)이다. 역사적으로 매관매직 행태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행해진 적폐였다. 그런데 매관매직의 이유가 국가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경비 해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부족한 국가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매관매직을 했다는 이야기다.

후한의 영제는 매관매직을 노골적으로 시행했다. 자리의 경중에 따라 가격을 매긴 후 공표했는데, 삼공 자리는 1천만 전, 태수 자리는 2천만 전, 현령 자리는 4백만 전 등으로 책정했다. 당장 현금이 없다고 사정하면 외상으로도 벼슬을 팔았다고 한다.

재미있는 점은 2천만 전 짜리 태수보다 1천만 전 짜리 삼공의 지위가 높았다는 사실이다. 지방 한직인 태수 자리가 비쌌던 까닭은 감시의 눈이 없는 임지에서 눈치를 살피지 않고 투자한 돈을 갈취할 수 있어서였다.

돈으로 감투를 산 벼슬아치가 자신이 투자한 본전을 뽑기 위해 백성들을 수탈하는 폐해를 막기 위해 진나라 시황제는 권리를 행사하는 '관직'이 아닌 허울만 번지레한 '작위'를 거래했다. 겉치레는 그럴 듯하지만 실무 관여를 막아 실속을 챙기지 못하게 한 진시황의 매관매직은 해악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마당 쓸고 돈도 주은 기발한 계책이다.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았다면 반환 여부와 관계없이 뇌물죄와 공직선거법 위반죄, 정치자금법 위반죄 등의 범죄가 성립된다. 매관매직을 매관magic이라고도 한다. 나라를 망조 들게 하는 끔직한 마법이다. 김경과 강선우의 매직 쇼를 전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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