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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식

수필가

나이 탓인지 요즘 눈물이 참으로 흔하다. 텔레비전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주인공이 눈물을 흘리면 자신도 모르게 눈가가 젖는다. 이로보아 눈물은 인간 희로애락의 농축물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치려나. 사실 눈물도 여러 종류이다. 위선의 '악어 눈물'이 있는가하면 감격, 감동에 의하여 흘리기도 한다. 또한 기쁠 때 흘리는 환희의 눈물도 있다. 눈물은 98%가 물이고 나머지는 염분 및 칼륨 등의 성분이란다. 하지만 슬플 때흘리는 눈물은 그 농도가 끈끈한 점액에 가까울 듯하다. 그 눈물은 여느 때보다 더 많은 단백질과 신경 전달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고 하잖은가.

작년 8월 친정어머니께서 이승을 하직한 후 일이다. 어머니 장례를 치룬 후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밤에 잠을 자다가도 어머니 생각에 벌떡 일어나 울었고, 밥을 먹다가도 숟가락을 입에 문 채 눈물을 흘렸다. 마치 엄마 떨어진 아기처럼 울고 또 울었다.

옷을 입다가도 울었다. 언젠가 운동복 바지를 산 후 어머니께 바지 단을 줄여달라고 맡긴 적이 있었다. 어머닌 용케 필자 체형에 딱 맞게 바지 단을 줄여주었다. 치수도 재지 않고 눈대중으로 가늠하여 솜씨 좋게 바느질을 한 것이다. 그 바지를 입을 때마다 어머니 손길이 남아있는 바지 단을 쓰다듬으며 또 울었다. 이로보아 부모를 죽음의 손아귀에 빼앗기는 슬픔을 일러 천붕지괴(天崩地壞)로 표현한 게 맞는 성 싶다.

아무리 눈물로 어머니를 그리워 하지만 생을 마친 어머니는 이제 더 이상 그 모습을 뵐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슬프다. 생전 어머닌 폐암이 온 전신에 퍼져서 임종 시까지 매우 고통스러워 했다. 병마의 고통을 겪는 어머니 앞에서 자식으로서 그 무엇도 해드리지 못하여 속울음만 삼켜야 했다.

문태준 시인은 어느 글에서, "눈물은 압화다. 작지만 한데 뭉친 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흘린 눈물은, "작은 방울이지만 슬픔과 회한을 똘똘 뭉친 조화(弔花)"라고 말하련다.

요즘도 어머니가 보고 싶을 때 마다 화장실에 숨어서 수도꼭지를 틀어놓고 펑펑 울곤 한다. 그러고 나면 다소 슬픔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가시는 느낌이어 서이다. 그래서 눈물은 단순한 생리적 반응이 아니라 감정의 해소와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듯하다.

새해가 밝았으니 더 이상 어머니에 대한 애도의 눈물은 흘리지 않으련다. 올해는 삶의 고초로 타인이 흘리는 눈물을 닦아 주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겠다. 또한 타인의 아픔에도 진심어린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따뜻한 가슴도 지녀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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