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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익현

건축사

오래전, 서울 형님 댁에서 학교 다니던 시절, 농사를 짓는 아버지께서는 큰형에게 쌀을 보내셨다. 그때는 물건을 보내려면 몇 안 되는 화물(貨物) 운송회사에 직접 가야 했다. 쌀을 부치고 물표를 우편으로 보내 주시면 그 물표를 갖고 화물 회사에 가서 쌀을 택시에 실어 왔다. 화물은 주로 무게가 나가는 것으로 오늘날처럼 한 손에 쥐어지는 작은 물건이나 부서지기 쉬운 물건은 생각도 못 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로켓 배송', '새벽 배송'이라는 말이 익숙해져 웬만한 물건은 몇 시간 만에 집에 앉아서 받게 됐다. 우리도 모르게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편안함'. 계산기가 나오면서 쉬운 암산(暗算)도 머뭇거리게 되고, 전화번호를 저장하면서부터 번호를 잊어버렸다. 내비게이션은 스스로 길 찾는 법을 잊어버리게 했다.

편리함이 당연해진 시대. 스마트폰이 세상의 모든 것 - 쇼핑, 영화, 업무, 사람과의 대화 -과 연결시켜 준다. 몸은 편해졌는데 마음은 개운치 않고 스트레스는 더해 간다. AI에서 손쉽게 얻어지는 답에 길들여져 우리는 스스로 답을 찾는 능력을 잃어버렸다.

작년 11월, '쿠팡'에서 무려 3천37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의 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일상이 된 개인정보 유출에 사람들은 분노할 힘마저 아끼는 듯했고, 쿠팡 측은 불성실한 답변과 대처로 일관했다. 전부터 심야 노동으로 인한 사고와 부실한 대책으로 논란이 됐던 바로 그 기업이다. 그 기업이 믿는 구석은 '한국 소비자들은 웬만해서는 쿠팡을 끊지 못한다'는 것이고,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정부에서 내리는 처벌이 아니라 '소비자가 등을 돌리는 것'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빠름'에 지배당하고 있다. 더 빨리! 더, 더, 더 .. 빠름을 추구하다 보니 '멈춤'을 잊어버렸다. 느린 것이 불편함이 됐다. 마이클 이스터는 그의 저서 《편안함의 습격》에서 인류가 잃어버린 감각 '불편함'을 상기시키며 '우리는 편안함을 얻은 대가로 무엇을 잃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의식적으로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갈수록 더 약하고 병든 존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끔 디지털 기기와 거리를 둬도 머리가 맑아진다. 우리의 5감 -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 - 중 시각과 청각에만 의존하는 디지털에서 5감 전체를 자극하는 아날로그를 경험하면, 완벽함이 아닌 불완전함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속도를 늦추면 보이는 것들에서 삶의 위안을 받는다.

재래시장이나 서점에 가면, 불편함이 가져다주는 삶의 충만감(充滿感)을 느낀다. 오가는 사람들, 각종 채소, 과일, 생선, 먹을거리들과 눈인사를 하며 만져보고, 고유의 냄새를 맡는다. 갓 출판된 책들을 펼쳐 악수를 나누며 종이의 질감과 신선한 잉크 냄새에 전율한다. 집에 있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직접 체험에서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낀다. 시장에서는 '사람'을 만난다. 때로는 그들과 티격태격할 때도 있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얻는다. 이것이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이유다. 좀 불편하면 어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편안함을 추구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그 욕망을 충족시켜 왔다. AI가 생각을 대신하고, 비용을 지불하면 다른 사람이 나의 수고를 대신한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점점 늘어난다. '내일 새벽이면 도착한다'는 말은 달콤하다. 그래서 누른 '로켓 배송'. 노동자가 위험에 노출됐고, 도로는 위험해졌다.

풍요 속의 결핍! 우리는 부족한 것인가, 만족할 줄 모르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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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박상복 충북약사회장 "혁신·소통으로 도민 건강 지킨다"

[충북일보]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박상복 충북약사회장은 본보와 만난 자리에서 지난 1년을 '혁신'과 '소통'의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박 회장은 청주시약사회장을 거쳐 충북약사회를 이끌며 시 단위의 밀착형 집행력을 도 단위의 통합적 리더십으로 확장하는 데 집중해 왔다. 박 회장은 취임 후 가장 주력한 행보로 '조직 혁신'과 '소통 강화'를 꼽았다. 정관에 입각한 사무처 기틀을 바로잡는 동시에, 충북 내 각 분회를 직접 방문해 현장의 고충을 청취하는 '찾아가는 회무'를 실천했다. 지난 한 해 괴산, 옥천, 영동을 직접 방문했고, 충주·제천은 총회를 계기로 얼굴을 맞댔다. 나아가 분회장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워크숍을 처음으로 개최했다. 박 회장은 "청주가 충북 회원의 55%를 차지하다 보니 도 전체가 청주 위주로 돌아갔다"며 "타 시·군에 보다 집중하기 위해 분회장들이 함께 소통하는 자리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회와의 가교 역할에도 힘썼다. 그는 대한약사회의 한약사 문제 해결 TF와 비대면 진료 대응 TF에 동시에 참여하며 충북의 목소리를 중앙 정책에 반영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전국 16개 시·도 지부 중 충북은 인구 기준으로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