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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6.01.08 13:40:32
  • 최종수정2026.01.08 13:40:38

문장순

통일과 평화연구소장

북한이 9차 당대회를 앞두고 김정은 총비서를 수령으로 호칭하기 시작했다. 지난 5일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는 절대의 존엄과 집권력을 떨쳐가는 조선로동당의 위대한 수령이시다'라는 논설을 통해 김정은은 수령이다라는 등식을 제시했다. 조만간에 개최될 당대회에서 김정은을 위대한 수령으로 호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정은에 수령이라는 칭호는 이미 2021년 8차 당대회 이후 간헐적으로 등장하기는 했다. '김정은이 수령이다'라는 표현보다는 수령이 김정은임을 간접적 지칭하는 수준에서 언급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가 2022년 10월에는 노동신문에 '경애하는 김정은동지는 탁월한 사상이론으로 혁명을 승리에로 이끄시는 위대한 수령이시다.'라는 제목의 논설을 게재해 김정은이 곧 수령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만약 당대회 차원에서 수령으로 선언하게 되면 김정은의 위상이 김일성과 같은 수준에 있음을 공식화시키는 조치가 된다.

북한 주민들에게 수령이라는 칭호는 단순히 권력의 정점임을 상징하는 것을 넘어 절대적이고 신성한 단어로서 인식되고 있다. 수령은 그동안 김일성에게만 사용된 용어였다. 김정일에게는 생전에 장군님, 대원수님이란 칭호가 주어졌고 수령이라는 칭호를 붙이지 않았다. 김정일 사후에야 수령이라는 호칭이 붙여지기는 했다. 그것도 김정일 단독으로 사용되기보다는 김일성과 함께 호칭할 때 선대 수령들이라는 표현 정도에서 사용되었다. 예컨대 2021년 1월 노동당 규약을 개정하면서 서문에 "조선로동당은 위대한 수령들을 영원히 높이 모시고"라는 표현처럼 김일성과 함께 호명될 때 사용되는 정도였다.

그런데 김정은 집권 10년이 넘어서면서부터 수령이라는 용어를 김정은에게 간접적으로 사용하다가 이제는 '수령은 곧 김정은이다'라는 용어를 점차 공식화시켜가고 있다. 김정은에게 수령이라는 칭호를 붙인다는 것은 북한체제가 김정은체제임을 선언하는 상징적인 조치다. 다가오는 9차 당대회에서 김정은이 수령임을 선언한다면 새로운 체제의 출발을 알리는 것이다. 동시에 김정은이 북한체제에서 유일적 존재이고 자신의 통치이념을 내세울 수 있음을 과시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김정은은 2016년과 2021년 두 차례의 당대회를 치르면서 당을 정비했다. 지난해 12월에 열린 노동당 8기 13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은 올해 사업을 평가하면서 주요공업부문들이 상향된 생산목표를 달성했고 농업부문에서도 지난해보다 더 높은 알곡 수확을 기록하여 올해 경제목표는 물론이고 2021년부터 시작한 5개년경제계획도 완수되었음을 선언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지방발전 20×10정책의 성과에 대해 '인민들의 리상과 복리실현에서 자부할만한 결과를 이루었고 우리 국가의 동시적인 발전상을 유감없이 과시'했다고 언급할 정도로 김정은 스스로 자신의 업적을 내세웠다.

13차 전원회의에서 9차 당대회에 내세울 성과를 이미 제시한 셈이다. 지난 5일 게재된 노동신문의 논설에서도 김정은을 조선로동당 절대적인 존엄의 상징, 탁월한 영도자, 희세의 정치가, 위대한 수령 등으로 묘사하고 수령이 위대하여 조국과 인민의 미래도 찬란할 것이라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선대에게나 붙일법한 용어나 칭송을 김정은에게 사용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당 회의에서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가 치워지고 노동당 간부들이 김일성, 김정일 공동 휘장 대신 김정은 얼굴이 그려진 휘장을 가슴에 단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9차 당대회는 김정은의 업적을 내세우면서 수령을 공식화하고 우상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그럴수록 체제는 경직되고 남북관계 또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통일에 대한 거리감은 점점 멀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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