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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식

수필가

-꿈은 예측이나 검증이 어려우니 가상이지요. 꿈의 기억은 확실하다 할 수도 없지요. 왈가닥 같은 이를 만나 뭔지 모를 얘기를 나눴어요. 들어보시겠어요?

헤이, 난 대화가 즐거워. 대화를 좀 나눠 볼까?

-그래,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데…. 그보다 당신이 누구야?

나…, 돈과 힘이 많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나는 '유야무야'라고 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이라는 뜻이지. 돈과 힘이 많다면 '돈힘'이라 부를게, 나는 '유야무야'야. 그런데 어떻게 돈과 힘을 많이 가지게 된 거야?

내 실력이고 위대함이지. 나는 모든 힘의 근원을 돈으로 보고 돈을 모았어. 조금 모으니 돈이 돈을 모으더라고, 내 재주 탓도 있고.

-와, 나도 돈 한번 많이 가져봤으면 좋겠네.

너는 얼굴에 '돈은 없다'고 쓰여 있어.

-힘은 어떻게 생긴 거야?

현 시대를 민주주의라 하잖아. 돈에 약간의 망상이 더해지고, 선동가 기질이 있으면 유리해. 사람들이 내 쪽으로 쏠리니까.

-그럼 지금은 무얼 하며 살아?

내 왕국의 주인이야, 그러니 왕이라 하겠지. 왜 플라톤이던가, 철인정치를 얘기했잖아. 내가 철인이 아닌가 싶기도 해.

-쉽게 할 말은 아니지만 착각이 상당하네. 우리말에는 '돈'에 '미친' 이란 뜻도 있고, '힘'은 소리를 영어로 옮기면 그의 목적격(him)이 돼. 행동의 객체인 '미친 그' 정도 의미도 된다는 거지.

그렇게 말하면 안 돼, 나를 싫어하는 사람도 없고, 내가 못할 일도 없어.

-대단하네, 그럼 거의 신 아니야.

세상이 잘못돼 가는 건 내가 못 참지, 즉시 바로 잡는 게 정의야. 그러니 사람들이 나를 존경할 수밖에 없지.

-그게 어떻게 가능해?

간단하지, 돈과 힘이 있다고 했잖아. 내가 쓸 수 있는 힘을 가지면 되는 거야. 돈은 공적 혹은 사적으로 쓰면 되니까, 나 돈 많다고 했잖아.

-잘못된 건 법적인 절차를 따라 고쳐야 되는 것 아니야?

답답해서 나는 그렇게 못해, 작은 일 하나 고치는 데도 수년 걸릴 걸, 내 방법대로 하면 며칠, 아니 몇 시간이면 깨끗이 끝나.

-불법은 처벌을 받잖아, 누구나 그렇게 하면 사회질서가 무너져 공동체가 위험한 혼돈에 빠지지 않을까?

나 같은 사람 아니면 아무도 감히 그렇게 못해, 그런 일도 몇 번 하면 선례가 되고 나중엔 "또 그러네." 하고 사람들이 인정해 줘. 옳은 일 하는 거니까. 누가 나를 건드려? 내 편이 얼마나 많은데….

-'저 사람 손 좀 봐주자'는 판단과 결정은 누가 해?

당연히 내가 하지. 나밖에 누가 있겠어.

-잘못 판단하거나 실수할 수도 있잖아?

그 때는 당당하게 합리화를 하는 거야, 내 잘못을 인정하지 말고.

-에이, 그건 도덕적이지 않잖아?

이 세상이 원하는 건 도덕이 아니라 돈과 힘이야. 그건 가져본 사람만 알아.

-돈과 힘을 평생 가질 수 있을까?

물론 돈은 '도는 것'이고 힘은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지만 "부자는 망해도 삼대 간다"는 말도 있고, 권세가문에서 권세가들이 등장하는 법이야, 뭘 몰라도 한참 모르네.

-지금까지 당신에게 당한 억울하다는 사람은 없었어?

그런 말 듣고 싶지도 않고 들으려고도 안 해. 내가 그리 한가하지 않거든.

-내 삶의 방식과 너무 달라서 난 그런 삶을 인정하고 싶지 않네.

난 누구에게 인정받을 필요 없어, 그렇게 살았고 그렇게 살아갈 테니까. 내 방식이 효과적이었고, 많은 지지를 받았거든.

-주먹세계의 깡패 논리 아닐까?

복잡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아, 나와 주변 사람들에게 좋으면 좋은 거야.

-그게 바로 범죄고 당신 같은 사람이 사회의 암 같은 존재 아니야.

서로 생각이 다른 거지, 남에게 내 방식을 강요하지 않아. 내가 그렇게 살아갈 뿐이지.

-이상한 꿈에서 이상한 사람을 만나 이상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다가오는 소·대한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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