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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12.28 16:00:27
  • 최종수정2025.12.28 16:00:27

마선옥

한국장애경제인협회 충북지회장

연말이 되면 우리는 한 해를 평가하려 한다. 무엇을 이루었는지, 얼마나 달라졌는지, 성과는 무엇이었는지를 정리하며 스스로를 돌아본다. 그러나 올해를 마무리하며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다르다. "나는 올해 사람을 얼마나 만났는가."

교육 현장은 늘 다양한 얼굴을 마주하게 한다. 교실과 강당, 회의실과 체육관까지. 장애인식개선 교육이라는 이름 아래 모인 사람들의 표정은 제각각이다. 기대도 있고, 거리감도 있으며, 때로는 불편함이 앞서는 경우도 있다. 의무교육이라는 이유로 자리에 앉은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럴 때마다 강사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이 시간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변화는 가능한 것일까. 답은 강의가 끝난 뒤에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강의가 끝난 후 조심스럽게 다가와 건넨 한 마디가 있다.

"그동안 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이 짧은 문장은 그날의 어떤 박수보다 오래 남았다. 사람은 단번에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생각의 방향이 미세하게 조정되는 순간은 분명히 존재한다. 나는 그 작은 움직임을 믿으며 현장에 서 왔다.

올해 역시 사회는 빠르게 흘러갔고, 차별과 혐오는 여전히 반복되었다. 장애는 여전히 설명의 대상이 되었고, 불편함은 종종 침묵 속에 묻혔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분명한 변화가 감지되었다. 질문의 방식이 달라지고, 시선이 바뀌며, 말의 결이 부드러워지는 순간들이다. 이는 수치로 기록되지는 않지만, 개인의 인식 속에는 분명히 남는 변화다.

물론 이 과정이 늘 순탄한 것은 아니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야 하는 현실 앞에서 회의가 들 때도 있고, 몸과 마음이 동시에 지치는 날도 있다. '과연 변화는 축적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스스로를 향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교육 현장에서 마주했던 얼굴들이 떠오른다. 끝까지 자리를 지키던 이들, 고개를 끄덕이던 이들, 돌아가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말하던 이들이다.

그래서 올해의 결론은 단순하다.

그래도 사람은 바뀐다.

그 변화는 느리고, 때로는 눈에 띄지 않지만, 분명히 진행되고 있다. 한 번의 만남과 한 번의 질문이 사고의 틀을 흔들고, 그 흔들림이 일상의 태도로 이어진다.

연말은 완벽한 성과를 정리하는 시간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시간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 자신을 돌아본다. 그리고 다가오는 새해에도 나는 다시 현장으로 향할 것이다. 설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생각하기 위해서다.

올해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균열 하나를 남겼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 틈 사이로 이해와 존중이 자라나기를 기대하며, 또 한 해를 조용히 마무리한다.

강사의 길을 함께 가는 분들이라면 이런 생각은 어떨까.

지금 방식이 틀린 것이 아니고,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지는 중이라고 생각하는 것.

강사의 정체성을 스스로 찾아가며,

조급해지지 않고, 흉내 내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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