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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12.08 14:14:07
  • 최종수정2025.12.08 14:14:06

박연수

백두대간연구소 이사장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다사다난했다고 말하지만, 올해만큼 숨 가쁘고 혼란스러웠던 시기가 또 있었을까요? 지난해 12월 23일 밤 전격적으로 발표된 계엄은 모든 국민을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습니다. 뜬금없이 선포된 계엄령은 국가 비상조치가 아닌 '정치적 폭력'으로 받아들여졌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사건으로 비추어졌습니다.

그날 밤, 여의도는 한순간에 역사의 현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차디찬 겨울바람을 뚫고 달려온 시민들은 맨몸으로 탱크를 막아섰고, 의원들은 담장을 넘어 국회로 진입해 절차에 따라 계엄 해제를 마무리했습니다. 국민들은 2차 계엄 가능성을 우려하며 밤새 여의도를 지켰습니다. 이 모든 장면은 TV를 통해 생중계되었고 국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하지만 끝이 아니고 시작이었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민들은 광화문 광장으로 향했고, 촛불혁명에 이어 '빛의 혁명'이 시작되었습니다. 노래와 함성으로 이어진 평화의 물결은 어둠을 몰아내는 거대한 힘이 되었습다. 그 빛은 총칼보다 강했고, 추위보다 뜨거웠습니다.

물론 이러한 흐름을 거스르는 세력도 있었습니다. 일부 집단은 법적 절차를 부정하고 욕설과 폭력으로 집회를 이어갔으며, 법원을 겨냥한 난동을 '저항권'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려 했습니다. 성조기와 일장기 그리고 태극기를 흔들며 자신들을 '애국자'로 포장했으며, 그 우두머리의 과격한 주장과 행동은 폭력 선동 그 자체였습니다. 국민은 흔들리지 않았고, 민주주의적 절차 속에서 내란 우두머리와 동조자들을 법정에 세우며 질서를 회복해 나갔습니다.

이 일련의 과정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근본을 바로 세우고, 헌정 질서를 회복하는 역사적 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광장에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첫째, '민주주의는 저절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민주주의는 지키고 감시하며 때로는 저항함으로써 유지된다는 사실입니다. 시민의 참여와 의지가 사라지는 순간, 민주주의는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둘째, 국민이야말로 국가 최후의 안전장치입니다. 외부의 적이 아닌 내부의 혼란을 막아낸 힘은 군대도, 특정 권력도 아닌 바로 '대한민국 국민'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민중은 항상 이 땅의 최후 보루였습니다. 조선시대 왜구의 침략에서 나라를 지킨 것도, 일제 강점기 조국을 되찾은 것도, 군사정권의 횡포 속에서 민주주의를 되살린 힘 역시 민중이었습니다.

빛의 혁명은 특정 세력의 승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숙을 보여준 과정이었습니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평화적 시민운동이었으며, 그 자체가 하나의 역사적 성취였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새로운 시험대에 서 있습니다. 내란의 상처를 봉합하고, 그 싹을 제거해야 합니다. 국민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무너진 경제를 회복해 권력의 전유물이 아닌 국민의 경제로 전환해야 합니다. 또한 오래된 부정부패의 구조를 혁명적 수준으로 투명하게 바로잡아야 합니다.

국민이 존중받는 사회,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 그 길은 빛의 혁명을 통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 빛의 혁명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동지들께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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