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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12.07 14:42:49
  • 최종수정2025.12.07 14:42:49

정초시

후마니타스 포럼 대표

경기상황을 판단할 때, 흔히 쓰이는 지표가 실업률이다. 낮은 실업률은 경기상황이 매우 좋다는 징조로 판단한다.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2020년 코로나사태를 겪으면서 실업률이 4% 내외를 기록하였는데, 최근 3/4분기 실업률은 2.2%로 매우 낮은데 계절적 요인을 제거하면 거의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치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경기상황을 활황국면으로 볼 수 있는가·? 한국은행의 2025년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는 작년 10월 2.2%에서 점차 낮아져 올 11월에는 1.0%로 전망하여 저성장 국면에 들어섰음을 암시하였다. 그런데 최근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역대급으로 낮아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무엇이 원인일까?

이는 실업통계작성의 방법 때문에 생긴 일이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 비중으로 계산되는데, 취업의사를 포기하여 구직활동을 포기하는 순간 그는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고 실업자에서 제외된다. 대체로 경기침체시에는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 구직활동을 포기한 "실망한 노동자"들이 많아져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는 경향을 가진다.

통계조사에서 구직활동포기 의사를 "쉬었음" 응답으로 측정하는데, 이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중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005년 3.2%(123만명)에서 2025년에는 5.6%(254만명)으로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들은 사실상 잠재적 실업자나 다름없다. 왜냐하면 경기가 좋아져 일자리가 생기면 언제든지 취업할 의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연령층이 청년층에서 가장 높다는 것이 우리사회의 불안징조를 보여준다. 20대 생산가능인구는 2005년 694만명에서 올해 575만명으로 약 17% 감소하였지만,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20대 청년들은 25만명에서 41만명으로 64%나 증가하였다. 즉, 생산가능인구 대비 2005년 3.6%에서 7.2%로 증가하여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여 청년들의 일자리 경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반증한다.

이는 우리사회에서 일반화되어 있는 능력주의 사다리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듯하여 씁쓸하다. 고소득 직종으로 알려진 소위 사(士) 직업군은 최고의 엘리트들만이 입성할 수 있는 곳이라 엄두도 못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고 있었던 제조업 및 우량 서비스업종에는 벌써 AI가 노동을 대체하고 있으며, 경기침체는 다시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해 몇 안되는 정규직 일자리 경쟁에서 아예 포기해버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왜냐하면 생애소득을 결정할 때, 첫 직장이 거의 반 이상을 설명하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청년들 우울증으로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청년우울증 환자수는 2014년 11.2만명에서 2023년에는 36.5만명으로 225% 증가하였으며, 청년 만성질환의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우울증은 연령이 높아질수록 서서히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U자 형을 보여 청년기와 노년기 우울증이 비슷하다. 청년 우울증의 원인은 과도한 경쟁, 정규직 고용불안정, 임금압박 및 성공불안, 주거문제, 온라인 위주의 관계맺음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고립감 등이 크게 작용했을 것인데, 이들 모두는 사회불안요소이다. 청년불안은 자칫 세대 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매우 큰데,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청년들의 극우적 성향은 이러한 심리적 불안을 나타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잠재성장률이 2040년 경에는 영에 가까워, 성장이 멈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청년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현재를 설계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청년이 불안하면,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그리고 청년의 문제는 청년 개인의 문제라기 보다는 우리 사회 구조적 문제이며 우리 모두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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