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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숙

충북단재교육연수원 기획지원부장

올해도 모교 교육대학 후배 대상 특강을 했다. 대학, 연수원과 교육청 강의, 교장, 교감연수 사례발표 등 다양한 경험을 했지만, 재학생 후배들 앞에 설 때는 더 부담되었다.

강의 준비하는 동안 내 교직 생활을 영사기를 되돌리듯 천천히 돌아보았다. 앨범, 강의 노트와 각종 연구자료도 찾으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졌다. 38년 전의 앳된 교대생의 모습과 좌충우돌 교사 초년생 시절의 내 이야기도 강의자료에 담았다. 미술지도 방법을 중심으로 준비하면서 선배 교사가 들려주는 교사로서의 삶의 태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의 성장은 교사가 투자한 시간에 비례한다. 기회는 만드는 사람의 것이다. 교사는 열심히 하는 DNA가 있는 사람이더라. 후배들도 어차피 열심히 할 거다. 그러니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말고, 변화하고 성장하는 일에 힘써라. 교사가 교육과정이다. 세계 교육의 흐름 속에서 교육과정 변화에 발맞추어야 하며 제대로 알고 가르치자. 그리고 아이들을 사랑하자.

나와 함께 하는 학생의 1년이 그들의 삶에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말했고, 혼자 고민하지 말고 선배와 동료와 소통하고 의논하며 함께 교직의 길을 걸어가야 함을 당부했다.

두 시간이 금방 지나갔고 반짝이는 눈으로 강의에 집중해준 후배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강의실을 나오는데 마음이 마냥 편하진 않았다. 며칠 전 새내기 교사인 친구 딸의 말이 가슴을 짓누르고 있어서다. "이모, 저는요. 이젠 그냥 밥벌이하러 학교에 다녀요." 이제 발령받은 지 겨우 3년, 그 짧은 교사 생활 동안 그녀는 의욕도 없어졌고 마음도 피폐해졌다고 했다. 천방지축 학생과 빗발치는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다 가슴이 떨려 학교를 잠시 쉬기도 했던 그녀다. 얼마 후 졸업할 후배들이 마주할 현실 또한 그렇다면 내가 강의 시간에 쏟아놓은 당부의 말들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학교가 흔들리고 교사는 가슴이 떨린다. 어떤 상황에서도 학생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 있는 그대로 사랑받아야 하기에 교사는 떨리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힘내서 또 가르쳐야 한다.

그 와중에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연수원에 있다. 내년 연수 수요조사 결과를 보고 할 일이 확실해졌다. 학교 현장은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민원 응대 방법과 다양한 학생 행동에 대한 상담 방법을 요구했다. 내년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연구사들은 하반기 연수에 즉시 반영했다. 사례 중심 민원관련 연수, 학생상담 기법 소그룹 연수는 반응이 폭발적이었고 미처 참가하지 못한 선생님들은 아쉬움을 전했다.

남은 예산을 모아 계획에 없던 연수를 추가로 개설했고, 토요일 임에도 불구하고 입장권으로 치자면 매진이었다. 교수학습 방법, 교육정책, 인문학 연수도 흔들리는 학교의 손을 잡아주느라 잠시 내려놓았다.

연수가 끝나고 이런 연수 열어줘서 고맙다, 고맙다, 몇 번의 인사말을 건네는 선생님들의 손을 잡으며 마음이 더 바빠졌다. 후배들이 졸업하고 곧 학교로 올 텐데 그들이 마음 편히 가르칠 수 있는 학교에서 반갑게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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