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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11.26 14:42:02
  • 최종수정2025.11.26 16:52:31

최승옥

음성문인협회 회원

바스락바스락 가랑잎 부서지는 소리가 정겹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잎이 가붓이 나르는 잎, 물결 춤을 춘다. 가을 끝자락의 낭만에 취하다 설성공원 길목으로 들어섰다.

음성 천변 백합나무 가로수도 어느새 노랑 빨강의 고운 옷으로 갈아입었다. 경호정 둘레길 연못에 피어 있던 꽃무리는 온데간데없고 연 이파리들만 무리로 모여 연못을 지키고 있다. 간간이 물속에서 노니는 생물이 살아있음을 알리려는지 물보라로 일렁인다.

공원은 한적하다. 원목 의자에 앉아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 연못도 찍고 겨우살이에 접어드는 단풍도 찍는다. 잦은 비로 농사에는 지장이 컸지만, 하늘은 너무도 투명하여 또 찰깍, 나뭇가지에 달랑 한 장 매달린 잎도 찰깍, 요즘 핸드폰 카메라를 들고 산다.

나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오늘도 사진작가처럼 여러 풍경을 담았다. 누군가 이런 내 모습이 우스울지도 모르겠지만 개의치 않는다. 가까운 지인은, 내가 사진을 찍어주면 전문가보다 더 잘 찍는다고 한다. 칭찬에 힘입어 어디서나 사진을 찍다 보니 취미로 발전된 듯하다.

올해는 음성 품바 축제장에서 많은 사진을 찍었다. 행사 진행부터 각 부서의 품바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포토샵에서 자세를 잡는 이들까지 사진을 찍어주던 중, 공모전 팸플릿 전단이 눈에 띄었다. 무심코 한 장을 챙겨 가방에 넣어 집으로 돌아왔다. 소파에 앉아 종일 찍어댄 사진을 돌려봤다. 그중 한 장의 사진에 입꼬리가 올라갔다. 품바 분장을 하고는 셀 폰으로 찍었는데 립스틱으로 입술을 크게 그린 덕인지 익살스러운 모습이 정겨웠다.

해마다 음성 설성공원에서는 품바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26회로 치러졌다. 품바 축제 기간에는 여러 부스가 운영된다. 우리 문인협회에서도 품바 의상 및 체험 부스를 맡았다. 품바 의상을 입어볼 수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데, 그중 '나만의 인생샷' 사진 공모전이 인기가 제일 좋다. 익살스러운 나의 모습을 들여다보다 공모전에 "축제장에서"란 제목을 부쳐 인터넷으로 응모했다. 이후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음성예총에서 연락이 왔다. 내 작품이 등수 안에 들었단다. 꿈인지 생시인지, 어안이 벙벙했다.

며칠 후 시상식장에 들어섰다. 수상작은 대부분 전문 사진작가의 작품이 많다. 사면이 빈틈없이 사진으로 빽빽이 걸려있는데, 얼핏 보아도 액자사진은 백여 점이 넘는듯하다. 그동안 공모전에 제출된 사진이라는데 하나같이 우스꽝스러운 장면이다. 그 속에 내 작품이 걸려있음에 가슴이 뛰었다.

그 이후로 핸드폰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기보다 무엇을, 어떤 감정을 담아 순간순간을 촬영할 것인지에 관심이 크다. 그 덕에 내 카메라의 저장 공간은 늘 배가 불룩하다. 해서 틈틈이 살빼기도 잊지 않고 정성을 들인다.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가차 없이 지운다.

설성공원의 단풍처럼 내 삶도 곱게 물들었으면 좋겠다. 그 아름다운 모습이 추억처럼 저장되기를 소원하며 내일도 순간을 한컷 한컷에 저장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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