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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11.24 14:48:06
  • 최종수정2025.11.24 14:48:06

이정민

청주시청 도시계획상임기획단·공학박사

CTX(광역급행철도) 민자적격성 조사가 통과되었다.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지만, 이 글은 CTX의 도입을 전제로 한다. 분명한 사실은 CTX가 청주의 도시 구조를 다시 짜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서울·경기권, 대전·세종과의 연계축이 재구성되며, 청주는 새로운 공간적 위계를 부여받게 된다.

이쯤에서 한 가지 의구심이 든다. 왜 우리는 CTX 도심역을 말할 때, '상당공원'을 떠올릴까? 도시의 상징적 가치에 우선순위를 둔 정책 결과일까 아니면 담론 형성의 관성 때문일까? 중요한 것은 시민 생활의 밀도, 도시의 미래 수요, 그리고 도시성의 중심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 청주역의 도시사(史)

도청 이전에 도시가 이미 존재했다. 도청이 청주에 자리 잡은 건 1908년 이후의 일이다. 현 도청 건물은 1937년에 지어졌고, 그 이전 청녕각과 병마절도사 등에서 행정의 흔적을 추정할 수 있다.

청주역은 북문로2가에서 1921년 처음 개통했다. 이후 47년간 이곳에 자리했다. 당시 도청이 있던 청주읍성이 아니고 왜 북문로2가였을까· 정확한 배경은 기록에 남아있지 않아 알 수 없지만, 상업과 보행 밀도가 높고 물류 집산이 가능한 최적 입지였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청주역은 1968년 우암동으로 이전했다. 철도 선로와 역사가 도심의 단절 현상을 만들어내자, 이를 해소하려는 도시계획적 고려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1980년대 충북선 복선화 사업 등 대규모 철도 인프라 정비가 시작되면서 다시 정봉동으로 이전하게 된다. 도시 외곽으로 밀려난 역사는 청주의 성장축에서 벗어났고, 철도는 더 이상 도시 발전의 동력이 되지 못했다. 원도심의 쇠퇴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 도심역을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2025년 현재, 원도심 활성화는 여전히 당면 과제다. 그리고 지금 CTX라는 기회가 우리에게 다시 주어졌다.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그렇다면 도심역은 어디가 최적의 입지일까?

상당공원은 도청, 우암산과 향교, 청주읍성으로 둘러싸여 있다. 자연·역사 경관의 가치가 크지만 그만큼 건축물 높이 규제가 엄격한 지역이다. 상징성은 크지만, 일상적 도시 활동과 개발 여력을 충분히 담아내기에는 여러 제약이 따른다.

반면, 구 청주역은 역사를 재현한 옛청주역사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역사(歷史)와 역사(驛舍)가 그곳에 함께 남아있다. 바로 옆에는 청주시청이 있다. 청주시 직원은 3천300여 명으로, 도의 두 배가 넘는다. 여기에 하루 평균 내방객 수까지 포함하면, 단일 건축물 중 유동 인구 발생량이 가장 높은 곳이라 할 수 있다. 더 많은 시민에게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는 입지다. 도시계획에서 '중심성'은 '상징성'보다 더 중요한 기준이다.

또한 평화아파트(1983년), 중앙상가아파트(1998), 정원빌라, 성신빌라 등 노후 공동주택이 이 일대에 남아있다. CTX 역사가 이곳에 들어선다면,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현실화 되는 거의 유일한 기회가 열린다. 도심 활력 회복의 물리적·경제적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상당공원이 도청 상징을 강화한다면, 구 청주역은 역사(歷史)를 다시 잇는 동시에 광장을 품은 역사(驛舍)가 되며, 시민의 일상 활동과 지역 상권을 강화하고,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도심의 토지이용 효율을 높이고 인구를 다시 끌어들이는 파급력을 갖게 된다. CTX는 단순한 교통시설이 아니라 도시를 재구성하는 계기이며, 그 계기는 가장 많은 시민이 모이고, 가장 큰 파급효과가 발생하는 곳에서 작동해야 한다. 상당공원을 전제로 한 논의가 아니라, 여러 대안이 함께 협상 테이블에 놓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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