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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11.19 13:38:49
  • 최종수정2025.11.19 13:38:49

이정균

시사평론가

국민의힘이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습관이 요즘의 일만은 아니다. 윤석열 정부 당시에도 막 나가는 대통령을 전혀 견제하지 못했고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눈치만 살폈다. 여소야대 정국 하에서 집권세력이 일치단결하더라도 국회 다수 의석을 믿고 무도함을 불사하는 민주당을 상대하기 벅찬데, 그들은 따로 놀았다.

***국민의힘 타격감 제로

국힘은 대통령을 보유한 집권여당이었으나 대통령과 여당이 한식구라고 하기에는 너무 서먹할 만큼 남남이었다. 대통령은 여당인 국힘이 대통령의 국정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한다며 깔아뭉갰고, 국힘은 대통령이 여당에 힘을 실어주지는 않고 선거 때마다 어깃장을 놓는다고 불평했다. 윤석열 정권이 역대 가장 양극화된 여소야대를 생성했다.

집권당 국힘 대표는 민주당이 절대적 다수 의석을 앞세워 탄핵 남발과 예산 삭감 등 온갖 입법 권력을 휘둘러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마비 지경으로 몰아가는데도 야당에 대해서보다 자당의 대통령 공격에 열심히 몰두했다. 자중지란의 연속이었다. 그러다가 망상에 빠진 대통령의 계엄선포로 둘 다 망했다. 윤석열 정권이 권력을 이재명 정권에게 빼앗겼다는 건 잘못된 표현이다. 헌납한 것이다.

창졸간에 야당으로 전락한 국힘은 여전히 지리멸렬이다. 이재명 정권이 아무리 국민적 지탄을 받는 무리수를 두더라도 국힘의 실력으로는 막을 수 없다는 걸 민주당이 확신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권 초기에 이재명 대통령을 옥죄는 사법 리스크를 해체시키고자 한다. 대장동 사건에 대한 항소 포기를 과감하게 밀어붙인 것도 검찰 내부의 반발쯤이야 징계 협박으로 누르면 하루아침에 잠잠해질 테고, 무기력한 국힘이 나서봤자 타격감 제로가 훤히 예상돼서다.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직후인 11월 11~13일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천3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물었는데, 항소 포기가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48%, 적절하다는 응답은 29%였다. 매우 큰 차이다. 정치 성향에 따라 국민여론이 거의 절반씩 나눠지는 근래의 일반적 현상에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가 잘못됐다는 응답이 이처럼 높은데도 제1야당 국힘은 국민적 분노를 수렴하지 못한다.

보통의 법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항소 포기를 보면 이건 국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실증이다.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경위 설명을 요구한 검사장들을 평검사로 강등시키려는 발상에서 보듯 권력의 공고화를 위해선 못할 일이 없다는 자세다. 민주주의와 법치가 앞으로 전진 하지 않고 미개한 나라로 자멸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국힘은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 야당 실종이다.

이런 야당이 왜 필요하단 말인가. 국힘이 대검찰청 앞에서 개최한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규탄대회에 국힘 소속 의원 107명 중 약 40명만 참석했다고 한다. 이게 국힘이다. 정권을 장악했던 집권 여당 시절에도 존재감 없던 정당이 야당 신세에서 무얼 하겠는가. 국힘은 책임감도절실함도 없으면서 한 줌 벼슬이나 즐기는 한량 집단처럼 인식된다.

***미개한 나라로 자멸 중

정치가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긴 하나 전 정권부터 이어져 온 국힘의 무능은 개선될 기미가 없고, 무한을 향해 달리는 민주당 권력은 자제가 불가능해 보인다. 대의민주제에서 정권과 야당이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담아 내지 못하는 정치 부재가 지속되면 어떤 결말이 나겠는가. 분출하는 민심의 에너지가 제도권을 벗어나 폭발하는 순간이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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