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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11.23 15:57:12
  • 최종수정2025.11.23 15:57:12
[충북일보] 인구가 줄어들면서 농촌지역사회 소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다른 시·도도 마찬가지지만 충북도 위기국면이다. 보은·옥천·영동 등 남부권과 북부권의 단양, 중부권인 괴산 등은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고, 시단위인 충주와 제천, 인구소멸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음성과 증평 등도 위험진입지역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국 충북에서는 청주와 진천 단 2곳을 빼면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처럼 농촌사회가 쪼그라들면서 특히 해당 지역에 사는 주민들의 삶의 질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물론 지자체 차원에서 다양한 복지와 지원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기본적인 생활과 삶을 지탱해 주곤 있지만 인구감소에 따른 각종 사회적 인프라의 감소는 어쩔 수 없는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최근 이러한 농촌사회의 한계상황을 가장 극명하게 잘 드러내고 있는 것이 '사막화'라는 표현일 것이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척박한 사막에 빗대 피폐해진 농촌사회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꼬집는 말이다. '의료의 사막화', '식품의 사막화'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표현그대로 농촌사회에서 병원이 사라지고, 신선식품을 사먹을 수 있는 판매점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프면 병원에 가야하고, 건강하게 살려면 섭생을 잘해야 하는데 농촌주민들에게 이런 기본적인 삶의 울타리마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년전 통계이긴 하지만 통계청(현 국가데이터처)이 발표한 농림어업총조사에 따르면 충북의 3천25개 행정리 가운데 75%가 넘는 2천270개 행정리는 관내에 음식료품 소매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림잡아 농촌마을 10곳중 7곳이 넘는 지역은 식표품을 구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러다보니 식료품을 구하기 위해 짧게는 10분 이상, 길게는 40분 이상 원정구매를 떠나는 형편이다. 의료분야도 마찬가지다. 현실적인 의료체계 여건상 대도시에 의료기관이 집중화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지만 충북 농촌지역의 의료여건은 타 지역에 비해 더 열악하다. 지난 2023년 기준 인구 1천명당 의료기관종사 의사수는 서울이 5.0명인데 반해 충북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2.4명에 불과했다. 또 도내 과반이 넘는 지자체에는 종합병원이 아예 없다. 오죽하면 국립중앙의료원이 의료취약지 모니터링 연구를 통해 보은·영동·괴산·음성·단양 등 5개 지역을 의료취약지역으로 분류할 정도로 충북의 '의료사막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처럼 답답한 현실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영동에서 농촌지역을 다니는 이동마트가 등장해 단박에 화제의 중심이 됐다. 영동군과 영동농협이 손잡고 '찾아가는 행복장터' 운영을 본격 시작한 것이다. 지난 5일 첫 운행에 나선 차량이동마트는 영동읍과 용산면, 양강면, 심천면 등 32개 마을을 순회하며 신선한 농산물과 식료품을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도내에서 처음 운영된 이동마트에 대한 주민반응도 예상했던대로 매우 고무적이다. 멀리가지 않고도 필요한 식료품을 구할 수 있게 된데다 인적끊긴 농촌에서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것에 농촌 주민들은 감격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말그대로 주민생활의 든든한 동반자이자 단비와도 같은 존재로 떠올랐다. 이번 영동의 이동마트 운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왜 이런 시도가 진작부터 이뤄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물음과 함께 다른 지역도 하루라도 빨리 이동마트가 씽씽달리는 날이오도록 관련 기관·단체 모두 가일층 노력해야 한다는 숙제를 동시에 던졌다. 인구감소에 따른 농촌지역의 소멸을 단 한번에 풀 수 있는 해법은 없다. 하지만 손놓고 있는 만큼 농촌지역 소멸은 더 빨리 가속화된다. 그런 의미에서 영동의 이동마트는 단순한 식료품 차량 운행이 아닌 농촌의 젖줄이자 오아시스 같은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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