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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에서 '충주댐 40주년 헌정 공연', "수몰 아픔 외면한 굴종"

윤종섭 문화원장, "무늬만 헌정, 공연 아닌 정의로운 복원 필요" 강력 촉구

  • 웹출고시간2025.11.16 15:52:17
  • 최종수정2025.11.16 15:52:17
[충북일보] 한국수자원공사와 제천시가 주최·주관하는 '충주댐 준공 40주년 기념 공연'을 둘러싸고 "또다시 제천의 희생을 포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퍼지고 있다.

충주댐 건설로 가장 넓은 면적이 수몰된 제천지역이 40여 년간 적정한 보상과 행정적 인정에서 소외됐다는 지적과 함께 수몰민의 아픔을 다루기보다 '충주' 명칭을 전면에 내세운 행사를 제천시가 공동 진행하는 것이 수몰의 아픔을 지닌 지역정서와 동떨어진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종섭 제천문화원장은 최근 한 언론 기고와 본지와의 통화에서 "수몰 면적 64%가 제천인데 댐 명칭은 충주가 가져가고 지원 체계에서도 제천이 후 순위로 밀려난 현실이 40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천시가 '충주댐 40주년 헌정 공연'을 앞장서 홍보하는 것은 시민 자존심을 저버린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1980년대 충주다목적댐 건설 당시 수몰 피해 비율은 제천 64%, 단양 26%, 충주 10%였다.

그러나 댐과 호수 명칭은 모두 '충주댐·충주호'로 확정돼 제천지역에서는 오랜 기간 불만이 제기돼 왔다.

윤 원장은 "청풍·수산·덕산·한수면 등 67개 마을 1만8천여 명이 고향을 떠났지만 제천은 이름 하나 얻지 못했다"며 "이는 지금까지도 지워지지 않는 지역적 상처"라고 지적했다.

이후 1999년 '댐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 의원 입법으로 제정되며 상황은 더 악화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해당 법률은 기존 '직접 수몰지역' 중심 산정 방식을 '간접 수몰지역' 개념으로 확장했는데 이 과정에서 제천은 순위가 뒤로 밀리며 지원 규모가 대거 축소됐다.

윤 원장은 "법령 전환 후 수자원 기금 배분에서도 제천보다 충주가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구조가 고착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 원장은 오는 19일 수자원공사 충주댐지사와 제천시가 공동 추진하는 '충주댐 준공 40주년 기념 뮤지컬 갈라콘서트'를 "수몰 지역 아픔을 외면한 보여주기 행사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역사적 맥락을 아는 대수의 시민들도 '충주댐 40년 기념'이라는 명분으로 제천 도심에서 버젓이 충주 이름표를 달고 진행되는 무료 공연에 대해 깊은 분노를 표하고 있다.

40년간 과소하고 소외됐던 지역의 현실을 고려할 때 "문화행사 한 번으로 상처를 달랜다"는 접근 방식은 매우 피상적이라는 비판이다.

더욱이 행사 포스터에 '주최 한국수자원공사 충주댐지사, 주관 자연치유도시 제천'이라는 문구가 삽입된 것에 대해 시민들은 "제천이 충주댐 40주년을 축하하는 굴종"으로 비칭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윤 문화원장은 거창한 공연보다는 "정의로운 복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수자원공사가 할 일은 공연이 아닌 △댐·호수 명칭 재정비 △수몰 규모에 부합하는 지원체계 정상화 △수몰민 역사·생활 기반 복원 정책 마련 등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제천은 더 이상 '침묵의 피해지'가 아니다"라며 "40주년 기념 문화행사가 진정 '헌정'이라면 그것은 제천의 이름을 되찾고 왜곡된 제도와 지원 체계를 바로잡는 실질적 변화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단순히 공연 한 번으로 상처를 덮는 것이 아니라 지난 40년의 부당함을 인정하고 정책, 법, 명칭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야말로 진정으로 필요한 '정의로운 복원'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제천 / 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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