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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영의 음악이 흐르는 수필 - 춤추는 코끼리

카미유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5번 코끼리

  • 웹출고시간2025.11.12 15:50:03
  • 최종수정2025.11.12 15:50:03
아들 가족이 왔다. 아들과 베이시스트인 며느리, 손자를 보니 세월의 흐름이 보인다. 대학생인 손자를 보며 가족을 구성해 준 며느리가 새삼 고맙다. 이들을 보며, 아들, 며느리의 결혼식 날이 떠 올려진다. 며느리의 선배, 후배 베이시스트 4명의 축하 연주 모습이 그려진다. 콘트라베이스는 합주 악기로 오케스트라의 아래 음을 맡아 곡을 중후하게 만들어주는 악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날 축하 연주는 내 생각을 바꾸어 놓았다.

미로슬라브 체르니(Mirosiav Cerny) 폴카(PoIka)가 연주됐다. 건장한 청년 베이시스트 4명이 연주복을 입고, 콘트라베이스 앙상블(Ensemble)로 축하해주었다. 아들, 며느리의 모습이 대견스럽고 축하하는 마음이지만, 결혼 축하연주가 내 마음을 황홀하게 움직였다. 중후한 악기 소리의 섬세하고 경쾌한 음색을 잊을 수 없다.

그 후 며느리가 더블베이스로 독주, 중주, 앙상블, 오케스트라까지 많은 음악의 장르를 연주한다고 알려주었다. 독주곡으로 림스키코르샤코프 (Rimsky Korsakov)의 '왕벌의 비행'을 들었다. 중후한 더블베이스로 연주하는 곡의 선율이 날아다니는 벌들을 멋지게 표현했다. 신비스럽게 느껴졌다.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 소나타'도 들으며 베이스 독주곡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학생들에게 동물의 사육제 중 5번째 곡 코끼리로 감상 수업을 했다. 학생들과 더블베이스 가락에 맞추어 코끼리처럼 느리게 춤을 추며 흉내를 내었던 추억이 있다. 카미유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는 14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관현악곡 이다. 그중에 5곡 '코끼리'의 주제 음악으로 오펜바흐 작곡 '지옥의 오르페이스' 캉캉이 느리게 연주된다. 천천히 몸집이 큰 코끼리가 춤추는 모습을 연상 할 수 있다. 저음의 선율, 주 멜로디를 콘트라베이스가 피아노와 같이 연주한다. 낮은음이 무게감 있게 코끼리의 우아한 움직임을 묘사한다고 하리라.

생상스가 동물들을 선택할 때 왜 우직한 코끼리를 음악에 넣었을까. '과연 코끼리는 어떤 매력이 있는 동물일까' 살펴본다. 불교에서는 코끼리를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며, 힘과 지혜, 평화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 부처님 어머니 마야 부인이 흰 코끼리가 품 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태몽이리라.

사찰 벽화나 조각상에서 코끼리를 쉽게 볼 수 있다. 필자는 코끼리의 힘과 지혜가 내면을 돌아보는 소중한 의미라고 엮어 보련다. 또한 상서로움의 상징으로 예지 능력이 뛰어나 모든 변화를 쉽게 감지하면서도 묵묵하다고 그를 떠올린다. 그의 느긋한 움직임이 여유로움을 주는 마음가짐까지도 엿볼 수 있다고 불자들은 말한다.

김숙영

수필가·음악인

불교 국가인 태국의 치앙마이를 여행했을 때가 떠올라 마음속에 그려진다. 이들은 코끼리가 국가를 대표하는 신성한 존재라고 한다. 부와 성공까지도 준다고 한다. 과거에는 코끼리 투어가 주 관광이었으나 지금은 그의 행동을 존중하고 선지식으로 교감하는 방식으로 바뀌어 간다고 정리해 본다.

관광객들은 그들에게 먹이를 주고 함께 산책도 하며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또한, 관광객들과 교감할 기회를 제공한다. 물 건너 산길, 들길을 같이 가며 야외 트레킹도 한다. 코끼리는 지능이 높고 지혜로워 인간과의 관계에 쉽게 적응하며 반응을 보여준다.

'동물의 사육제'를 작곡한 카미유 생상스 CamileSaint Saens ( 1835-1921)에게 꽂혀 새겨본다. 그는 1835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다. 5살 때부터 작곡한 음악 영재였다. 프랑스는 물론 유럽과 미국, 그리고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여행하며 음악의 발자취를 남겼다. 작품으로 오페라 '삼손과 델릴라'를 비롯해 수많은 곡을 남겼다. '동물의 사육제'는 지금까지도 전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초등, 중등, 음악 교과서에 나와 있어 많은 이들이 연주하고, 감상하고 있다.

동물의 사육제 14곡을 소개한다. 1곡 '서주와 사자왕의 행진', 2곡 '암탉과 수탉', 3곡 '야생 당나귀', 4곡 '거북' 5곡 '코끼리', 6곡 '캥거루', 7곡 '수족관' 8곡, 귀가 긴 등장인물', 9곡 '숲속의 뻐꾸기', 10곡 '큰 새집', 11곡 '피아니스트', 12곡 '화석', 13곡 '백조', 14곡 '피날레'로 구성됐다. 동물속에 피아니스트가 등장하며 악기의 특성을 넣어 어린이뿐만 아닌 성인들에게도 사랑받는 곡이다.

연주에 사용된 악기는 모두 10가지이다. 플루트, 클라리넷, 유리 하모니카, 실로폰, 피아노와 바이올린 각 2대,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를 사용한다. 플루트는 피날레에서는 피콜로로 바꾸어 연주하기도 한다.

누구나 음악을 듣고 느끼는 감정은 다르게 나타난다. 개개인의 고정관념과 환경, 성장 과정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표출된다. 유쾌한 장조, 어두운 단조에 따라 색깔이 다르지 않은가. 이런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춘다고 상상해 보자. 인간이 아닌 동물들도 서로의 움직임이 특별하게 달라지리라.

코끼리 쇼를 보았다. 무거운 몸을 갖고 느리게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모습도 보았다. 이때 나무에 앉았다가 초고속으로 날아다니는 새의 노랫소리가 들린다. 그때 자연 속에서 새소리와 어울려 춤추기 좋은 곡을 느린 속도로 연주한 오펜바흐의 '캉캉'이 나오며 코끼리는 행복하게 춤춘다. 코와 머리에 빨간 리본도 소품으로 귀여웠다.

치앙마이 라이브 공연장 코끼리는 오감이 출동하며 등장했다고 상상해 본다. 순간 그도 인간들과 같이 뇌의 활동이 시작된다. 뇌에 발동이 걸리며 행복 호르몬이 분비돼 춤을 추었다. 아랫 소리의 음악 베이스를 담당하는 콘트라베이스가 동물의 사육제 '코끼리'를 춤곡으로 연주하며 공연이 시작됐으리라. 상상의 나라 춤추는 코끼리가 내 마음의 그림을 편안하게 그려 준 날이다.

참고 문헌

'고등학교 음악' 금성출판사.
'가정음악 명곡집' 성음사. '음악대사전' 세광출판사.
'위대한 음악가들' 종로서적. '학생음악감상' 삼호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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