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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11.11 15:40:49
  • 최종수정2025.11.25 14:26:39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청주시 상당구 대성동(大成洞)은 본래 청주군 동주내면의 지역으로서 청주 향교가 있으므로 향교골이라 불러왔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교동리(校洞里)'라 해서 사주면에 편입되었다가 1920년 청주읍에 편입되어 '대성정(大成町)'이 되었다. 1947년 왜식 동명 변경에 의하여 '정(町)'을 '동(洞)'으로 바꾸면서 '대성동(大成洞)'이라는 지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대성동이라는 지명은 이와같이 향교와 연관이 있는 이름이지만 옛날에는 이곳이 풍수지리로 볼 때 중요한 지역이어서 당산(堂山)이라 불렀다. 당산이란 마을이나 토지의 수호신이 있다고 여겨지는 마을 근처의 산이나 언덕을 가리키는 말로서 청주 지역에서 신성시하는 곳이었으며 당산토성이라고도 불리는 것을 보면 옛날에 이곳에 토성이 있었을 것으로 짐작이 되고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임은 물론 고대 역사와 문화사적으로도 중요한 유적지로 추정되고 있다.

당산은 오늘날 당산공원으로 조성되어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1973년에 당산의 암반을 깎아 만든 지하 벙커는 전시의 도청 지휘 통제소 및 충무 시설로 설치한 공간인데 2024년에 용도를 변경하여 도민의 문화 향유를 위한 공간인 '생각의 벙커'로 꾸며서 개방하고 있다.

탑대성동행정복지센터에서 청주 향교로 가는 도로명을 '당고개로'라 부르는데 이 지역에는 예전에 대성동에서 용담동으로 넘어가는 당고개라 부르는 고개가 있었다고 한다. 당고개란 '당산을 넘는 고개'라는 의미인지, 아니면 고개에 서낭당(성황당)이 있어서 생겨난 이름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며 불당고개라고도 불렸다고 전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불당고개'에서 온 말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당고개'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온다. "통일신라 시대에 이곳에 객주(客酒)가 있었는데, 어느 날 온몸에 종기가 가득한 여인이 묵으려 하자 다른 객주는 모두 꺼리는데 한 객주만이 받아주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여인이 부처님의 환생이어서 큰 보상을 받아 큰 부자가 되었고 용인에 가서 떵떵거리면서 살았다고 한다. 후에 그 사람을 기리는 의미로 이곳에 사당을 지었기에 당고개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처럼 청주 지역에서는 당산이 풍수적으로 중요한 지역으로 인식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일제가 조선을 찬탈하면서 조선의 혼을 말살하기 위하여 풍수적으로 중요한 지맥에 쇠말뚝을 박거나 도로 공사로 혈을 단절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듯이 청주의 당산에도 풍수 침략을 자행하였다. 1894년 10월3일 동학군을 진압하기 위해 영관(領官) 염도희(廉道希)가 이끄는 관군이 출병하였는데 강외면에서 전멸하였다. 그래서 11월에 청주목사 임택호(任澤鎬)가 남석교 밖에 단을 만들고 장충단(·忠壇)이라 하였는데, 1903년 일제에게 외교권 등 자주성을 빼앗긴 조선의 조정에서 당산에 단을 다시 세우게 하고 모충단(慕忠壇)이라는 단호(壇號)를 내렸다. 1905년 10월에 '모충단 갑오전망장졸기념비(甲午戰亡將卒紀念碑)'를 세우고 1907년에는 당산에 사당을 세웠다. 1908년 6월5일 충청북도의 도청을 충주에서 청주로 이전할 때 도청 건물을 당산 아래에 설치하고 도지사 관사를 당산에 지었으며, 1923년 도지사 박중양(朴重陽)이 이곳에 일제의 신사를 설치하기 위하여 사당을 모충사라 이름을 바꾸어 화청령 동쪽 기슭(지금의 모충동)으로 옮기는 등 조선의 정신적 중심지를 일제의 정신적 중심지로 교체한 뼈아픈 역사의 현장인 것이다.

서울특별시 노원구에서는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의 역명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역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지역의 이미지를 낙후된 곳으로 고착시킨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조상들의 오랜 삶의 흔적과 우리의 정신적 지주를 부정하는 듯하여 씁쓸하긴 하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 많이 있는 고개 이름 중 장고개, 당고개, 홍고개, 가마재(감우재) 등은 고유명사가 아니라 고개의 크기나 고개가 위치한 곳의 지형지물을 가지고 부르는 일반명사로서 세월이 흐르면서 일부가 고유명사로 굳어져서 혼란을 야기하기도 하므로 지명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역사적 의미를 잊지 않는 자랑스러운 문화 유산으로 간직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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