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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11.04 14:10:35
  • 최종수정2025.11.04 14:10:35

류경희

객원논설위원

2016년 조각가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은 18K로 제작한 황금변기를 공개했다. 작가가 작품에 붙인 이름은 '아메리카(America)'다. 전시 미술품이지만 실제로 사용이 가능했던 황금변기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2016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5층의 남녀 공용 화장실에 설치됐다.

구겐하임 미술관 화장실은 번쩍이는 황금변기에 한 번 궁둥이를 대 보고 싶어 하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운 좋게 순번을 받은 관람객은 경비원의 안내를 받아 기존의 변기를 철거하고 설치한 '세상에서 가장 비싼 변기' 체험을 3분 동안 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의 괴짜 조각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이처럼 엉뚱한 작업을 한 것은 과도한 부와 소비에 경도된 사회를 비꼬려는 의도에서였다. 황금으로 만든 변기를 부자만이 아닌 미술관 입장료를 낸 평범한 사람들 모두에게 사용하게 함으로써 부귀와 빈천의 벽을 허물어 버린 것이다.

작가는 '99%를 위한 1%의 예술'이라는 의미를 담아 지나친 사치를 조롱했다며 "점심으로 200달러를 썼든 2달러짜리 핫도그로 때웠든 화장실에서는 결과가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환호를 받았다.

미식을 찾아다니며 탐식에 취한 특권층의 배설물과 허기를 값싼 패스트푸드로 달래는 서민의 배설물이 차이가 없다는 카텔란의 풍자가 통쾌하긴 하다.

황금변기 '아메리카'는 2019년 9월, 윈스턴 처칠의 생가였던 영국 블레넘 궁에 전시되던 중 통째로 뜯겨 사라졌다. 새벽 5시경 블레넘 궁 창문을 부수고 침입해 5분 만에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난 7인조 강도들의 소행이었다.

18K 황금 101.2㎏을 사용한 변기는 2019년 9월시세로 쳐도 금 가격만 280만 파운드(한화 약 50억8000만 원)에 달하는 엄청난 가격이다. 절도범들이 변기를 뜯어내며 배관을 파손시키는 바람에 블레넘 궁전은 오물 등이 넘쳐 엉망진창의 수모를 겪었다.

일당 중 경찰에 체포된 2명의 범인은 황금 변기를 녹인 후 귀금속상에 팔아 현금화했다 실토했고, 영국경찰은 황금변기가 이미 해체되어 작품을 되찾는 일이 불가능하다며 수사종결을 발표했다.

6년 전 감쪽같이 사라졌던 황금변기가 돌아와 소더비 경매에 오른다는 소식이 들린다. 물론 이번 경매작품은 도둑맞은 진품이 아닌 작가가 다시 제작한 복제품이다.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복제 조각품 '아메리카(America)'를 오는 18일 뉴욕경매에 출품한다고 밝힌 소더비 측은 이 작품을 '예술적 생산과 상품 가치의 충돌에 대한 예리한 논평'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경매의 최초 입찰가는 약 1000만 달러에 달한다. 한화로 치면 약 142억8000만 원의 거액이다.

복제품임에도 도난 사건으로 인해 얻은 유명세가 워낙 높은지라 이처럼 입찰가가 높겠지만 최근 천정부지로 솟고 있는 금시세의 영향도 한 몫한 것 같다.

이번 경매에 나오는 황금변기 작품은 오는 8일부터 경매 전까지 뉴욕 소더비 본사 브루어 빌딩의 욕실 공간에 전시된다. 작품을 감상할 수는 있지만 이번에는 주최 측이 실제 사용을 막는단다.

카텔란의 '황금변기'가 도난당하기 몇 달 전, 고흐의 1888년작 '눈 내린 풍경' 임대를 요청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겐하임 미술관은 고흐 대신 카텔란의 황금변기 장기임대를 제안해 화제가 됐었다. 황금을 좋아하는 트럼프에겐 황금변기가 제격이라며 대통령을 돌려 깐 미술관의 배짱이 재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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