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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역 복합환승센터, 중부권의 미래를 여는 상징적 공간으로

  • 웹출고시간2025.11.02 16:03:41
  • 최종수정2025.11.02 16:03:41

원광희

청주시정연구원장

20여 년간 지연과 좌초를 거듭해 온 오송역 복합환승센터 사업이 드디어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착수보고회를 기점으로 오송역사 주변 4개 블록을 개발하는 이 사업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 확충을 넘어, 대한민국 국토의 중심에서 교통·산업·문화가 결합하는 전략 거점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송역은 이미 경부선과 호남선 KTX가 분기하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입지를 지니고 있으며, 청주 오송 K-바이오 스퀘어, 세종 행정수도와 연계되는 국가적 전략 거점의 관문역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복합환승센터가 단순히 '중간 기착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현재 제시된 설계안은 다소 단편적이고 근시안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환승만을 목적으로 한 공간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는 통로일 뿐, 지역발전에 기여 할 여지는 제한적이다. 오송역 복합환승센터는 영호남과 수도권, 세종과 오송을 연결하는 국가 교류의 결절점으로서, 사람들이 모이고 머물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체류 과정에서 소비와 문화 활동, 지식 교류가 발생할 때 비로소 지역 경제와 도시 위상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축 개념은 '광장(Plaza)'이다. 광장은 단순한 통행로가 아니라 만남과 교류, 융합이 일어나는 사회적 무대다. 서울 광화문광장, 파리 라데팡스 광장, 뉴욕 타임스퀘어처럼 상징적 공간은 도시의 정체성을 표현하며 동시에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자석 역할을 한다.

오송역 복합환승센터 역시 이러한 광장형 공간 개념을 도입해 보면 어떨까·. 설사 예산과 시간이 더 소요되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반드시 고수해야 할 원칙이다. 지역을 대표할 상징적 공간이 없다면 복합환승센터는 단지 건축물에 불과할 것이며, 그 의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특히 오송역은 주변 4개 블록과 역사 자체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는 독특한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를 활용해 각 블록을 브릿지 형태로 연결하고, 그 위를 옥상 광장으로 조성하는 구상은 매우 매력적이다. 역사 옥상 공간이 곧 대형 광장이 되고, 그곳이 사람들의 만남과 체류, 다양한 이벤트의 무대가 될 수 있는 sky Plaza를 만드는 것이다. 이런 방식이라면 지상은 교통과 환승 기능에 집중하고, 상부 공간은 교류와 문화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단순히 환승 효율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오송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자연스럽게 머무르고 즐기는 복합 문화공간이 될 것이다.

해외에는 교통거점을 도시 랜드마크로 발전시킨 성공사례가 많다. 일본 도쿄역은 단순한 철도역을 넘어 쇼핑, 오피스, 호텔이 결합한 복합단지로 탈바꿈해 도심 재생의 중심지가 되었다. 독일 베를린 중앙역(Hauptbahnhof)은 유럽 각지를 연결하는 교통 허브일 뿐 아니라 투명한 유리구조와 개방적 설계를 통해 '도시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킹스크로스역(King's Cross) 역시 낙후 지역을 재생시키며 문화·예술·상업 기능이 융합된 랜드마크로 성장했다. 이들 사례는 모두 단순한 환승 효율을 넘어, '머물고 싶은 공간'을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에 집중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오송은 국토의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과 함께, 세종의 행정수도 기능과 청주의 바이오산업 클러스터가 맞닿아 있는 지역적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다른 도시와는 차별화된 강점이다. 복합환승센터는 단순한 교통편의 제공이 아니라, 이러한 국가적 기능과 산업적 기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오송이 중부권의 교통 중심을 넘어 대한민국 균형발전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선행사례에서 보듯이 사람과 산업, 행정이 융합하는 랜드마크 공간을 창출해야 한다.

지금 오송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단순한 지역 개발사업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의 국토 균형발전 전략과 직결된 중대한 프로젝트다. 눈앞의 예산 절감이나 단기적 성과에 매몰될 경우, 우리는 또 한 번 '스쳐 지나가는 역'을 만들고 말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백년지대계의 안목이다. 스케일이 크고, 사람들이 머물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상징적 공간, 곧 '대한민국의 새로운 광장'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오송역 복합환승센터가 지향해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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