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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10.29 14:34:50
  • 최종수정2025.10.29 14:34:50

이정민

청주시청 도시계획상임기획단·공학박사

"되기만 하면 좋겠지만 (…) 되겠어?" 기본소득을 말할 때 자주 언급되는 말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낯선 주제였다. 코로나19 이후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되고, 청년수당·농민수당·걷기 챌린지 등 다양한 형태의 기본소득이 지역화폐로 지급되면서 효과를 증명했다. 이제 기본소득은 주요 정책이 되었다. 동시에 ChatGPT가 카카오톡만큼이나 대중화되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노동의 종말'이란 실감적 우려도 기본소득 논의를 앞당기고 있다.

# 소멸 위기에서 소득 공동체로

핀란드, 미국 등에서 한시적으로 실험한 것과 달리, 기본소득을 지속적으로 실현하고 있는 곳이 있다. 전라남도 신안군이다. 기본소득에는 예산이 항상 뒤따른다. 신안군의 기본소득은 세금이 아닌, 햇빛과 바람에서부터 온다. 그래서 지속가능하다.

지난 10월 17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햇빛·바람연금' 정책과 '농어촌기본소득'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민선 4, 5, 7, 8기 신안군수를 지낸 박우량 前군수의 강연 후에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1004개의 섬, 서울시 22배 면적인 신안군은 인구소멸지역 1위였다. 일조량이 높아 재생에너지 사업이 급격하게 증가했고 보상, 대기업 독식, 무분별한 개발 등의 사회적 갈등이 고조됐다.

그는 '햇빛과 바람은 누구의 것일까'에 대한 답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엘리너 오스트롬의 '공유자원'에서 찾았다. 잘 관리된 공유지는 비극이 아니라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철학에 기대어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2018년「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만들고, 재생에너지 사업 시 주민 공유 약정서 공증서를 첨부하게 했다. 민간은 개발이익의 30%를 주민과 공유하는 대신, 주민민원은 신안군이 책임졌다. 2019년 자라도를 시작으로 섬 별로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발전사업자의 SPC에 주민 참여를 유도했다. 금융권이 SPC에 대출하던 것을 조합에게도 약 4%를 대출하도록 설득했다. 2021년부터 이익배당금을 '햇빛연금'으로 지급했다. 올해까지 누적 배당금이 303억 원이다. 발전소 주변 지원금 209억 원까지 합하면 총 500억 원 규모다. 주민 약 43%에게 분기별 약 60만 원을 지급한다. 거리별, 연령별 차등적으로 지급한다. 2023년에는 햇빛아동수당도 도입했다. 18세 미만 아동 2천998명에게 월 10만 원씩, 120만 원을 지급한다. 군민들은 돈이 도니 인심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 정책은 미래를 부른다

정책의 결실은 인구 증가로 나타났다. 2023년부터 인구가 증가했다. 2025년에는 8월까지 782명의 인구가 증가했다. 신안군은 태양광 1.8GW 이 외에 해상풍력 18.26GW를 계획하고 있다. 전 세계 최대 규모다. 2030년까지 군민 100%에게 연 최고 600만 원 지급을 목표로 한다. "인구 5만 이상 안 받겠다. 군민 모두에게 기본소득, 기본 주거, 기본 의료, 기본 교육, 기본 육아를 책임지는 세계 최초의 완벽한 모델을 만들고 싶다"는 박우량 前군수의 목소리는 거침없고 단단했다.

우려도 있다. 농지를 에너지 전환에 이용할 것인가, 식량 생산에 이용할 것인가? 생산된 에너지는 누가 소비하는가? 예산을 어떻게 일자리 창출과 주민 활동과 연계시킬 것인가? 경관 훼손이나 송전선 설치에 따른 지역 갈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기술기업이 독점하는 데이터는 인류가 축적해 온 '디지털 공유지'라는 개념에 기반한 '공유자산 환수세' 도입이 논의되고 있지만, 실행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양극화된 사회의 간극을 햇빛과 바람이 채워주고 있다. 중심에서 제일 먼 마을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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