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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옥

음성문인협회 회원

가파른 산기슭으로 접어들었다. 잦은 비로 인하여 미끄럽고 울퉁불퉁한 산길을 남편이 곡예 하듯 운전한다. 빗물이 흐른 움푹 팬 길에서 트럭의 헛바퀴가 돈다. 뒤로 앞으로 오르길 반복하더니 겨우 비탈 밭에 도착했다.

올해는 변덕스런 날씨로 배추를 세 번이나 심어야했다. 칠부 능선쯤 위치한 밭을 찾은 지 여섯 번째다. 둑으로 올라서면서 배추, 무가 잘 자라고 있는지 산짐승에게 뜯기진 않았는지 마음이 콩닥콩닥 뛴다. 배추가 옹골지다. 이렇게 튼실하게 키우기까지 고단한 날들이었다.

늦은 여름 처음 모종한 배추는 날씨가 뜨거워 모두 타 죽었다. 두 번째 모종은 여치와 달팽이에게 뜯기고 산짐승 밥으로 초토화가 됐다. 오기가 나 세 번째는 배추며 무를 심고 난 후, 일주일 정도 종이컵으로 덮어놨다. 빙 둘러 망을 치고 주위로 산짐승 퇴치제도 뿌렸다. 내 것을 지키려니 그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하늘이 도와주지 않는다.

농작물의 적은 짐승과 벌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최대의 적은 날씨다. 덮어 놓은 종이컵을 열어 보니 무 싹도 배추 모종도 어찌나 소담하게 올라오던지 예쁘고 탐스러워 눈길을 뗄 수가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하필, 그날 밤부터 가을비가 양동이로 들이붓는 것처럼 퍼부었다. 가을장마가 이어지다 보니 사람도 어깨가 축 처질 정도인데 여린 푸성귀가 버티면 얼마나 버티겠는가. 어느 날 밭을 살펴보다 기함을 했다. 배춧잎이 하나같이 훌러덩 뒤집어져 있다. 습도가 높아 생기는 무름 병이 왔다. 흙이 노상 젖어 있다 보니 뿌리부터 썩어나갔다. 바이러스가 번졌다. 무름 병이 옆으로 번져나가니 뒤집어진 배추는 모조리 뽑아내야 했다. 우리 집뿐만이 아니다. 속이 상한 농부들 쉴 틈이 없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이상기후에 얼마나 버틸지, 어떤 대책이 있을지….

변화무쌍한 기후가 심상치 않은 지는 꽤 오래되었다. 같은 음성군 일지라도 동쪽은 해가 뜨는데 서쪽은 비가 퍼붓는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지난해도 장마로 큰 피해를 본 농가가 많다. 사람이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한번 물 폭탄을 맞게 되면 복구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든다.

전문가들은 진즉에 환경파괴로 인한 피해를 예측해 왔다. 농민들도 가뭄과 홍수가 빈번해지고 농지가 감소하고 있음에 걱정이 크다. 사람으로 인하여 망가진 자연, 그 대가로 나타나는 기후 변화에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그렇다하더라도 농부는 멈추지 않고 쟁기를 들고 흙을 일궈야한다.

사람들은 장마로 농토가 쓸려나가거나 뙤약볕으로 채소 값이 오를 때마다 '황금' 자를 붙인다. 부디 판매대에 올려간 물건 값에 혀를 내두르지 말기를. 일터에서는 씨앗 값도 못 건지는 농부가 많고, 온 몸이 굽어질 만큼 고단함이 따른다. 땀과 노동으로 일궈낸 황금농부가 있기에 황금먹거리가 해결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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