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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10.23 18:03:54
  • 최종수정2025.10.23 18:03:54

윤진영

세명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지금 대학은 중간고사 기간이다. 늦은 밤까지도 학교 건물 여기저기에는 불빛이 환하고, 강의실에는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이 남아있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때문인지 평소와 달리 초췌한 모습의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 커피와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대며 퀭한 눈으로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에 기특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자세는 각기 다른 것 같다. 오랜 시간에 걸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들은 수업을 마칠 때마다 어려운 내용에 대해 질문하고, 시험 범위나 문제 유형을 꼼꼼히 확인하곤 한다. 시험이 끝난 후에는 자신의 답안을 확인하고, 틀린 문제를 열심히 들여다본다. 이런 학생들에게서는 '성취하고자 하는 열의'가 느껴진다. 실제로 이런 유형의 학생들이 시험과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도 하는 것 같다. 반대로, 시험이 다가와도 별다른 긴장감 없이 시간을 그냥 보내는 학생들도 있다. 보통 "남들 다 대학 가니까 왔어요.", "시험이니까 어쩔 수 없이 하는 거죠."라는 말을 자주 하는 학생들이다. 이런 학생들을 만나면, 무기력감이 느껴진다. 관심 가는 것도 없고, 열심히 해보고 싶은 마음도 없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왜 누군가는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고, 또 누군가는 시작조차 하지 않거나 쉽게 포기하는 것일까?

심리학자 라이언(R. Ryan)과 데시(E. Deci)는 자기결정성 이론을 제안하며, 인간 행동의 동기는 '무동기'에서 '내적 동기'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연속선 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우선 '무동기'는 행동하려는 의지가 결핍된 상태이다.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고, 해도 소용없을 것 같다는 마음이 대표적이다. '외적 조절 동기'는 행동의 이유가 타인에게 있는 것이다. 성적 장학금을 받기 위해 공부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내사된 조절 동기'는 외부의 기준이 내면화되어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다. '열심히 안 하면 죄책감이 들어요.', '무능한 사람으로 보이기 싫어요'와 같은 마음이 작용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확인된 조절 동기'는 행동의 가치를 인정하여 수용한 상태를 의미한다. '공부가 힘들기는 하지만 나중에 원하는 직업을 갖는데 도움이 될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통합된 조절 동기'는 자신의 가치관과 방향성에 부합하기 때문에 행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픈 사람을 돌보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간호학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경우, 돌봄이라는 가치가 학습에 통합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재 동기'는 행위를 하는 그 자체가 만족스럽기 때문에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배우는 것이 즐겁고,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경험하는 성취감 때문에 공부하는 것이다. 동기가 완전히 자기화되어 외적인 보상 없이도 행동이 유지될 수 있다.

결국 단순히 열심히 하라는 말보다 학생 스스로 공부의 이유를 찾도록 돕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 교사나 부모의 역할은 결정적인 것 같다. 선택을 존중하고, 노력을 인정하며, 결과보다는 과정의 의미를 찾는 시간을 함께 나누는 것, 이것이 바로 자율적 동기를 키우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해야 하니까 하는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은 공부'가 될 수 있다면, 배움은 더 오래 지속되고 더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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