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26.6℃
  • 맑음강릉 16.1℃
  • 맑음서울 26.3℃
  • 맑음충주 24.7℃
  • 맑음서산 22.9℃
  • 맑음청주 25.5℃
  • 맑음대전 24.9℃
  • 맑음추풍령 21.7℃
  • 맑음대구 18.9℃
  • 맑음울산 15.8℃
  • 맑음광주 25.3℃
  • 맑음부산 18.1℃
  • 맑음고창 22.2℃
  • 맑음홍성(예) 25.5℃
  • 구름많음제주 18.4℃
  • 구름많음고산 20.8℃
  • 맑음강화 21.1℃
  • 맑음제천 22.9℃
  • 맑음보은 22.9℃
  • 맑음천안 24.8℃
  • 맑음보령 23.7℃
  • 맑음부여 26.3℃
  • 맑음금산 24.5℃
  • 구름많음강진군 21.4℃
  • 맑음경주시 16.7℃
  • 맑음거제 17.5℃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홍성란

수필가

부부에 대한 TV 프로를 보며 생각해 본다. 부부란 무얼까. 시쳇말로 지지고 볶고 울고불고 온갖 희.노.애.락을 함께하는 합법적 의무적 관계일 테다. 그런 의미에서 '부부'는 상호의지로 맺어지는 관계이므로 축복일 경우 그 사랑은 넓어지지만, 소통이 되지 않을 경우는 자칫 재앙으로 변할 수 있는 예측불허의 관계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예측불허의 관계를 가르는 기본은 무얼까.

부부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 미술사에도 많다. 그중에서도 상반된 느낌을 주는 두 장의 그림이 있다. 두 그림에 남녀는 서로를 마주 보고 대화하지는 않아 보인다. 먼저 노르웨이 화가 리카르도 베르그(1858-1919)가 그린 '북유럽의 여름 저녁'이다. 제목에 적시하지 않았지만 부부로 판단되는 이유는 두 사람의 자세와 시선 때문이다. 남자는 팔짱을 낀 채 짝다리를 하고 있고 여자는 뒷짐을 지고 어깨와 가슴을 한껏 펴고 있다. 마주 보기는커녕 둘 다 시선을 멀리 두고 있으니 이는 의견 차이와 갈등이 시작된 부부가 벌이는 전형적인 모습일 뿐, 사랑을 나누거나 '썸'타는 태도로 보기 어렵다.

또 다른 부부의 모습은 1912년 앙리 마티스(1869-1954)가 그린의 '대화'라는 작품이다. 역시 색이 먼저 확 들어온다. 남자와 여자가 마주 보고 있다. 남자는 서 있고 여자는 앉아 있다. 남자는 파자마 같은 줄무늬 옷을, 여자는 검정 홈드레스를 입었다. 표정의 묘사로 볼 때 대화라기보다는 대결 같다. 두 사람의 자세도 도전적이다. 두 사람 사이 놓인 창밖의 풍경은 아늑하고 싱그럽고 대화 분위기를 고조시키지만 어쩐지 영역에 대한 경계처럼 느껴진다. 왜냐면 창밖 오른쪽의 파란색은 집안 파란색 벽지와 바로 이어져 오히려 폐쇄감을 높인다. 다만, 먼저 소개한 '여름 저녁'과 달리, 이 둘은 시선을 맞추고 있다. 둘의 대화가 그다지 심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서 있는 남자가 곧 다가설 것 같기도 하다.

갈등이나 반목은 어느 사회에서든 흔한 일이다. 숙제는 그것을 어떻게 푸는가 하는 점이지 왜 생겼는가를 따지는 일이 아니다. 여름 저녁을 보자 다행히 강에 작은 배가 한 척있다. 발코니를 벗어나 그 배를 타고 저녁 바람을 맞으며 대화하라는 신호로 읽힌다. 문제는 누가 먼저 배를 타자고 제안하는가 하는 점이다. 아무도 안 한다면 다음엔 필시 등을 지고 설 수도 있다. 그만큼 부부란 이름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즉, 부부라 서로를 칭하는 단어로 배우자(配偶者)가 있다. 배우자에서 우(偶)는 짝이라는 뜻 이외에 허수아비라는 의미도 있다. 이 부부도 시선을 맞추고 웃으면 계속 '짝'으로 남을 것이고 등을 진다면 서로에게 '허수아비'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배우자를 보느냐 다른 곳을 보느냐는 중요한 포인트다. 그러니까 두 작품의 차이는 두 사람의 시선이다. 또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말의 품격이지만 거리도 중요한 척도다, 너무 다가가도 좋지 않다. 조금 멀어도 허공이 된다. 적정한 거리는 말을 나누는 당사자가 제일 잘 안다, 그림으로 봐서는 대화라는 작품의 남녀가 여름밤의 남녀보다 빨리 가까워질 수 있겠다 싶다. 그러나 확정된 예단은 금물 그만큼 부부 사이는 당사자들만 알뿐.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덕목은 대화한다는 그 자체다. 말을 건네지 않는 부부나 가족이 적지 않다. 이 그림을 통해 돌아본다. 젊은 날의 내 모습은 어땠던가.

돌아보면 나 역시 상대의 눈을 보지 않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마치 그게 상대에게 내 의사를 전하려 했던 방식이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얼마나 미련한 착각이던가. 시간이 지나고 어느 날, 감정을 가라앉힌 식탁에서 서로를 마주 보면서 "이게 얼마 만이지?이렇게 마주 보고 얘기하는 게". 그림의 두 부부는 우리에게 말한다. 진심으로 대화를 원한다면 일단 상대의 눈을 보고 말하라고.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이을성 신임 충북우수중소기업협회장 취임

[충북일보] 이을성(62·에스에스지에너텍 대표이사) 8대 (사)충북우수중소기업협의회 회장이 8일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었다. 충북우수중소기업협의회는 이날 정기총회와 회장 이·취임식을 진행했다. 정기총회는 △협의회 운영 경과보고 △감사보고 △주요 안건 심의 등이 이뤄졌다. 2부 회장 이취임식은 박종관 회장의 이임사와 협회기 인수인계에 이어 이을성 신임 회장의 취임사와 감사패 전달이 진행됐다. 박종관 회장은 이임사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충우회 발전을 위해 노력해주신 회원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회원사의 사업 발전과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을성 신임 회장은 △지속가능한 충우회 △회원 확충을 통한 질적·양적 도모 △충우회 회원사들을 위한 교육, 정보, 지원사업 등 실질적 도움을 확장시켜 나갈 것을 약속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대내외적으로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는 시점이다. 중소기업을 운영하시는 대표님들의 고민이 많으실 것이라 생각된다"며 "중소기업인들이 그 역할을 책임져오는 시간이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의 뿌리가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선배님들이 지나온 길을 잘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