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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10.14 14:37:36
  • 최종수정2025.10.14 14:37:36

류경희

객원논설위원

조국은 유난히 별명이 많은 정치인이다. 말과 행동이 다름을 비꼰 부정적 별명이 많은 점도 특이하다. 지난 2019년 법무부 장관 내정과 임명과정에서 발생한 '조국 사태'로 인해 부정적 별명이 부쩍 더 늘었다.

일일이 열거하기가 숨 가쁠 만큼 다양한 별명들이 널렸지만, 대장격 별명을 가린다면 아무래도 조만대장경이 으뜸일 듯하다.

조만대장경은 '조국'과 '팔만대장경'을 합친 별명이다. 과거 SNS에 올렸던 글들이 끊임없이 다시 올라오며 예언처럼 현재의 상황과 맞아떨어지자 그의 어록은 '조만대장경', 당사자는 '조스트라다무스'라는 거룩한 별명을 얻게 됐다.

팔만대장경은 불교 경전을 집대성한 고려시대의 목판이다. 현재 해인사 장경판전에 보관하고 있는 경판의 수가 81,258매에 달해 팔만대장경이 됐다. 13세기 중반에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몽골의 침입을 물리치기를 기원하고자 국가가 주도하여 조성한 대장경(大藏經)은 큰 그릇이라는 뜻이다. 불교의 삼장(三藏)인 경(經), 율(律), 론(論) 뿐 아니라 그와 관련된 주석서류, 인도 및 불교 전래지역에서 찬술된 방대한 불교 관련 문헌 등을 모두 포함한 개념이다.

국보 32호인 경판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경판을 보관하고 있는 국보 52호 해인사 장경판전은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한 때 조국의 어록은 진보 진영에게 불경의 삼장처럼 엄숙히 존경받았다. 남달랐던 에너지로 날마다 서너 편씩 SNS에 올리는 글의 횟수와 분량이 대장경처럼 방대했던 터라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만대장경은 세계문화유산'이라며 '그 안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해 큰 웃음을 주었다.

전 국민이 조국의 과거 정치적 어록에 흥미를 보이면서 조국의 과거 글을 집대성한 SNS계정들이 생겼고, '조만대장경'은 별명을 넘어 조국의 상징이 됐다. 이 통에 조국이 과거의 자신과 싸운다는 뜻의 '조과싸'라는 별명이 새로 더해졌다.

조국이 2013년 10월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하고 '다들 익숙하시지요·'라고 코멘트한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범죄자들의 변명기법'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어록이다.

'1. 절대 안 했다고 잡아뗀다. 2. 증거가 나오면, 별 게 아니라 한다. 3. 별 것 같으면, '너도 비슷하게 안 했냐'며 물고 늘어진다. 4. 그것도 안 되면, 꼬리 자르기를 한다.'

네티즌 수사대는 원본과 조국의 행보를 이렇게 비교, 반박했다. '1. 연관된 적 없다, '명백한 가짜 뉴스'라고 잡아뗀다. 2. 딸 논문 저자 등재 증거에 '자기소개서에 간단히 썼을 뿐'이라고, 사모펀드 증거는 '손실만 봤다'고 우긴다. 3. 현행 법 위반이 아니냐는 추궁엔 '당시 법과 제도를 따랐다'고 넘긴다. 4. 가족펀드 의혹은 '사모펀드와 웅동학원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자른다.'

최근 조국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스스로에 대해 훨씬 엄격해야 했는데 잘못했다. 반성하며 정치를 다시 시작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광복절 특사로 석방된 후 처음 반성과 사과의 입장을 밝힌 셈이다. 그러나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인 조국이 어떤 혁신을 실천할 것인지는 밝힌 바가 없다.

'파리가 앞발을 싹싹 비빌 때 이놈이 사과한다고 착각하지 마라, 파리가 앞발을 비빌 때는 뭔가 빨아먹을 준비를 할 때이고 이놈을 때려잡아야 할 때다' 정치인의 사과를 두고 올렸던 과거 조국의 질타다. 국민이 아직 이 발언을 기억하고 있음을 조국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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