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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비행장 '법원 이전 부지 낙점'에 제천시 당혹, 도시정원 구상 급제동

  • 웹출고시간2025.10.12 14:08:21
  • 최종수정2025.10.12 14:08:20
클릭하면 확대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제천비행장 전경.

ⓒ 제천시
[충북일보] 70여 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제천비행장이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제천시가 활주로를 중심으로 한 도심 속 문화·휴식 공간 조성에 나선 가운데 법원과 검찰의 새 청사 부지로 해당 부지가 지정되며 계획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12일 제천시에 따르면 청주지법 제천지원은 새 청사 신축 부지로 제천비행장 활주로 일부를 포함한 국유지를 선정했다.

법원행정처와 기획재정부는 이 결정을 받아들여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도 기본설계비 일부가 반영돼 있어 국유지 사용 승인이 이뤄지는 대로 본격적인 설계가 시작될 전망이다.

법원 청사 이전은 제천지원뿐 아니라 청주지검 제천지청도 함께 추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좁고 낡은 현 청사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지만 위치가 제천비행장이라는 점이 시와 시민들의 반발을 불러올 조짐이다.

시민에게 개방된 제천비행장은 오랜 세월 군 비행장으로 묶여 있다가 2022년 국방부의 용도폐지 결정으로 새 전기를 맞았다.

시는 이후 정부에 무상 이전을 요청했고 지난해에는 자산관리공사와 매입 협의를 본격화했으며 지난 8월 제천시는 활주로 구간 7만6천244㎡(약 2만3천평)를 306억원에 매입하기로 확정했다.

이는 전액 시비로 충당하며 나머지 구간도 단계적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었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활주로 원형을 살려 시민 휴식 공간과 산책로로 활용하겠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법원 측이 시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 계류장 인근 국유지를 신축 부지로 낙점하며 상황은 급변했다.

제천비행장 일부에 공공청사가 들어서면 '열린 비행장'이라는 시의 상징적 도시구상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법원 측에 시민 의견을 수렴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시가 직접 여론을 확인해 전달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가 법원 입지를 찬성하더라도 시민 대다수가 반대하면 현실적으로 추진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창규 시장은 "비행장은 제천의 정원으로 가꾸어야 한다"며 "법원·검찰청사가 비행장과 인접한 부지에 들어서 이 지역의 개발에 도움이 된다면 좋지만 (비행장 부지 내로)과도하게 들어서는 것을 시민들이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해 필요하면 여론조사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1950년대 조성된 제천 모산동 비행장은 1975년 이후 사실상 사용되지 않았던 유휴부지다.

BTS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주목받은 뒤 올해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주무대로 활용되며 '시민의 광장'으로 재탄생한 상징적 공간이기도 하다.

도시의 미래 정체성을 가늠할 제천비행장 활용 방향을 두고 '법원 이전'과 '시민 공간 보존'이라는 두 축이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제천 / 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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