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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숙

충북단재교육연수원 기획지원부장

불운의 1주일이었다. 주차장에서 외제차를 긁었고, 내 휴대폰 액정이 박살났다. 경품 행사에 10만 원권이 당첨되었는데 그 자리에 안 가서 못 받았다. 이 모든 일이 한 주에 일어났다. 눈을 질끈 감고 속상함을 참아야 했다.

자초지종은 이렇다. 평소에는 저녁 식사 후 걸어서 운동하러 가는데 그날은 늦어서 퇴근하며 바로 갔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우회전하는데 코너에 주차된 한 대가 유난히 불쑥 튀어나와 있었다. 앞쪽에 나오는 차가 있어 비켜주느라 살짝 오른쪽으로 붙였는데 후두두 소리가 났다. 아뿔싸!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했다. 앞차가 지나가고 후진해서 내려보니 고가의 외제차 번호판이 부서져 있었다. 주차선을 맞춰 세우면 운전자가 내릴 수 없는 자리라서 그렇게 주차해놓은 모양이다. 상대방 차를 원망해도 소용없다.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상대방 차주는 얼마나 속상하겠는가!

휴대전화도 그렇다. 회식하는 날, 남편이 차를 가지러 와 준 것까지는 좋았다. 비가 쏟아지는데 버스를 타고 와 준 남편에게 미안해서 서둘러 옆좌석에 앉았다. 출발 후 금방 휴대폰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뿔싸! 떨어뜨렸나보다 생각하니 온몸에 기운이 빠졌다. 아니나 다를까 비 오는 주차장에 떨어져 있는 내 소중한 전화기는 액정이 깨진 채로 그 비를 다 맞고 있었다. 배터리가 방전되어 '주인님 저 이제 죽어요.'하며 찌릿찌릿 화면이 사라져가는 것 같이 깜빡거리더니 아예 까맣게 되어 버렸다.

그리고 며칠 후 운동 코치가 오더니 말을 걸었다. "일요일에 ○○마트에 왜 안 오셨어요? 10만 원 경품 당첨되셨는데 못 받으셨잖아요. 헉! 이건 또 뭐람. 행운이 왔다가 그냥 가버렸다. 집 근처 마트에서 경품 추첨 용지를 받을 때마다 꼭 당첨되기를 기원하며 고이 접어서 경품함에 넣었는데 추첨일이 지난 일요일이었단다. 그 시각에 매장에 있어야 당첨이 유효하다고 했는데 그때 나는 어디 있었는지 기억이 없다.

이게 모두 한 주에 있었던 일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외제차라도 번호판만 긁었으니 혹시 괜찮을지도 몰라. 주제어를 「외제차를 긁었어요」라고 인터넷 검색을 했다. 수백만 원의 수리비가 나올 거라는 답변들만 즐비했다. 절망했는데 결론은 불행 중 다행으로 보험사에서 알려준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의견보다는 훨씬 적게 나왔다. 하하하. 조금의 행운이 나에게 왔다. 핸드폰도 그렇다. 액정이 도저히 고칠 수 없을 정도로 깨졌는데 AS센터에 뛰어난 기술자가 내 걱정이 무색하게 멀쩡히 수리해줬다. 이 또한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10만 원 경품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행운이 될까? 이번엔 미처 나에게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내 곁에는 늘 행운이 함께 있는 것으로 해석하지 뭐.

행운과 불운 사이는 공간이 따로 없다. 내 생각 속에 있을 뿐이다. 아무리 큰 어려움도 내가 크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별일 아이다.

똑똑! 청렴 담당 주무관이 왔다. "부장님, 청렴 문장 쓰기 공모에 당첨되셨어요." 오호! 행운이 또 내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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