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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

충북여고 교장

지난 상반기에는 청주의 독립 언론 '미디어 날'에서 기획한 "날랄라핵교"에 참여했다. 모두 12개 주제의 강좌로, 강사진들의 수준이 높아 기대가 컸다. 청주에서 이런 깊이 있는 인문학 강의를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가웠고, 실제 매주 한 번씩 두 시간 넘게 진행되는 강의를 들으러 가는 날에는 책으로는 접하기 어려운 정보들과 새롭게 숙고하도록 이끄는 이슈를 만난다는 즐거움에 퇴근이 기다려지기도 했다.

열한 개의 강의와 한 번의 현장학습 모두 뜻깊은 내용들이었지만, 특히 아홉 번째 강의인 '불평등과 한국인의 심리'는 무거운 울림으로 다가왔다. 관심을 가지고 있던 풍요의 역설에 대한 심도있는 접근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현재 우리 사회는 지난 역사 어느 시기와 비교해도 물질적으로 비교할 수 없이 풍부한 일상을 누리면서도 왜 점점 더 불안해하고 불행하다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는지에 대한 강의였다. 핵심은 생존 불안을 넘어 존중 불안을 안고 살아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풍요롭게 소비하기 어려웠던 시대는 서로 경쟁한다 해도 요즘 같은 '집단 내'가 아닌 '집단 간' 경쟁이었으며, 소속 집단 안에서의 인간관계는 돈독했다. 상대 집단과의 경쟁이 아무리 치열할지언정 자신의 집단 안에서는 내 편을 쉽게 만날 수 있었고, 의지하며 위로를 주고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경쟁의 상대가 다른 집단을 넘어 자신이 속한 집단 내부의 모든 구성원으로 확대되었다. 구성원 간, 개인 간 경쟁이 심화되는 것이며 그러한 경쟁이 심해질수록 인간관계는 약해지고 허물어진다. 의지할 사람이 없어지고, 위안과 위로를 주고받을 사람이 사라지게 된다. 결과는 개인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홀로 겪을 수밖에 없는 불안의 늪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낱낱의 개인으로 고립되어 치열하게 경쟁을 하는 것은 말하자면 개인 간 서열 경쟁이 심화된다는 뜻이다.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고립적 불안은 곧 존중불안으로 연결된다. 우리는 존중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경쟁 상대자를 존중하기는 어렵다. 결국 고립된 개인은 존중받지 못하는 상황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러한 개인간 경쟁 심화는 역설적이게도 풍요를 향한 노력과 질주의 산물이었다. 조금 더 잘 살기 위해, 조금 더 축적하기 위해, 조금 더 자랑스런 자리에 오르기 위해 애쓰며 전력 질주해 온 결과가 그것이며, 여전히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부를 얻고자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결코 안정적인 삶의 모습이 아니다.

극복 방법은 무엇인가. 수많은 정책과 제도가 거론될 수 있다. 이미 동원되는 아이디어들도 많다. 하지만 그러한 해법은 시행에 따른 논란이 뒤따르고 시간 지체가 발생하며 범위가 넓어 즉각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정책과 제도는 도입되어야 한다는 생각과 더불어,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의 중요성 그리고 최소한의 공동체인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되새기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하반기에도 새로운 12개의 주제로, 강사진을 더욱 풍성하게 하여 날랄라핵교가 개강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한번 수강한 사람은 동문으로 청강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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