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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청주시청 도시계획상임기획단·공학박

걷기는 공평하다. 신체적으로 걸을 수만 있다면 비용도 들지 않고, 굳이 장소도 상관없다. 이토록 민주적인 것이 또 있을까. 혼자 걸어도 좋고, 같이 걸어도 좋다. 건강에 좋고, 사색에도 좋다. 시인 랭보는 걸어서 유럽을 방랑하며 불멸의 시를 남겼다.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은 경성 산책의 경험을 공유한다.

걷기는 도시를 가장 잘 발견해 낼 수 있는 방법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새로 생긴 건물과 간판과 유리창 안의 풍경을 살핀다. 물건을 사고,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신다. 걷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도시는 안전해지고, 동네 상권이 활성화된다. 이 뿐 아니다. 개인이 건강해지면 의료비가 줄고, 국가의 사회보장 비용이 감소한다.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과 걷기를 선택한다면 당장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자동차 배기가스가 줄어든다. 걷기는 나를 넘어 지구를 살리는 기후 행동이다. 이것이 걷기라는 개인의 이동 행위에 보상이 주어지는 이유다.

# 청주시 걷기시민소득

"만약 누가 하루 만 보를 걸으면 무조건 만 원을 주고, 1보당 1원씩 적립해서 환전해 준다고 하면 어떨까, 하는 엉뚱한 공상을 해본 적이 있다. 걷기야 팔다리를 움직이기만 하면 되는 쉬운 일이니 그것만으로도 돈이 생긴다면 사람들은 악착같이 걸을 것 같다."

하정우의 <걷는 사람>의 일부다. 그의 공상이 현실로 이뤄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차를 놓고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건설 노동자, 택배기사, 청소부와 같이 장시간 걸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에게는 일상의 선물이 될 수 있다. 부모도 자녀에게 "공부 좀 해" 대신 "나가서 좀 걸어"라고 말하게 될지 모른다.

하정우의 공상을 빌려와 현실적으로 수정해 보자. 단발성의 '걷기 챌린지'를 넘어, 하루 만 보를 걸으면 천 원을 주고, 한 달을 채우면 삼만 원의 소득을 청주페이로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 게임 요소도 추가해 보자. 출퇴근 도보와 대중교통 인증 시 200원을 보너스로 받고, 2인 이상이 팀을 구성해 월간 80% 초과하여 달성 할 경우 팀원 모두 2,000원의 보너스가 주어진다. 주 5회 이상 달성하면 추첨권을 받아 100~5,000원 보너스를 획득한다. 그럼, 당신은 걷을 것인가·

지금도 월 30만 원 청주페이 사용 시 7~13%의 인센티브를 준다. 지역화폐를 쓰는 것만으로 월 2만 1,000원에서 최대 3만 9,000원을 받는다. 예산보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도록 65세 이상, 학령기 청소년, 만성질환 고위험군에게는 가중치를 적용하고,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은 걸음 수 대신 이동거리 산정 등의 정책 설계도 고려되어야 한다. 우선 시민 만 명을 초대하여 시범사업을 추진해 보고, 효과가 검증되면 확대하는 단계적 시행도 실현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 걷고 싶은 도시에서 걷는 도시로

걷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결국 도시가 변한다. 도로 건설보다 보행 인프라 개선으로 정책의 방향이 달라질 것이다. 보행특구 확대, 도로다이어트를 통한 띠 녹지 조성과 가로수 확충, 교차로 보행 우선, 공중보행로 조성을 통해 멈추거나 끊이지 않고 걸을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할 것이다.

너무 이상적인가· 걷고 싶은 도시는 모든 도시의 꿈이자 이상이다. 산책이 일상이 되는 도시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이미 세상에는 더 발칙한 상상들이 즐비하다. 콜롬비아 보고타시는 2015년 1월 1일부터 평일 하루 6시간의 러시아워 동안 택시를 제외한 "모든 자동차의 통행을 제한한다"는 혁명적인 안이 주민투표를 통과했다. 이것이 바로 걷는 사람들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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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더불어민주당 이연희(청주 흥덕) 의원은 지난 1월 SK하이닉스가 CES 2026에서 HBM4 16단을 공개하면서 차세대 AI 메모리 경쟁력도 분명히 보여줬다고 판단했다. 이런 흐름과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을 종합할 때 청주시가 앞으로 4년 동안 최소 1조원 수준의 법인지방소득세를 확보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 막대한 재원이 일시적으로 들어왔다가 일회성 사업이나 보여주기식 사업으로 흩어지면 청주의 미래를 바꾸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 의원은 행정 몇 사람이 아니라 청주시민이 함께 그리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활용방안을 찾자고 가장 먼저 제안했다. 1조원 세수는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청주의 미래를 누가 어떤 원칙으로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로 판단한 것이다.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공론화위원회'가 6·3지방선거 민주당 주요공약으로 다뤄지는 것인가. "이번 공론화 제안은 청주에 들어올 수 있는 큰 재정을 미래의 청주를 위해, 청주답게, 또 시민답게 쓰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공약화 여부는 결국 청주시장 후보자의 의지와 판단이 중요하다. 지방선거 공약은 지역의 미래 비전과 행정 철학이 담겨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토론회에 시장 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