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6.0℃
  • 맑음강릉 -0.1℃
  • 맑음서울 -4.8℃
  • 맑음충주 -4.5℃
  • 구름많음서산 -5.1℃
  • 맑음청주 -4.6℃
  • 맑음대전 -3.8℃
  • 맑음추풍령 -3.9℃
  • 맑음대구 -0.3℃
  • 맑음울산 0.7℃
  • 맑음광주 -3.8℃
  • 맑음부산 3.0℃
  • 구름많음고창 -4.2℃
  • 맑음홍성(예) -4.3℃
  • 제주 0.9℃
  • 흐림고산 0.8℃
  • 맑음강화 -6.0℃
  • 맑음제천 -4.7℃
  • 맑음보은 -4.6℃
  • 맑음천안 -5.0℃
  • 구름많음보령 -4.4℃
  • 맑음부여 -3.2℃
  • 맑음금산 -3.4℃
  • 맑음강진군 -2.7℃
  • 맑음경주시 0.4℃
  • 맑음거제 1.8℃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25.09.14 15:28:09
  • 최종수정2025.09.14 15:31:04

황인술

인문학당 아르케 교수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흔들린다. 사소한 말 한마디, 예고 없이 들이친 찬바람에 삶 전체가 기울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힘겨운 날, 끝끝내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이유는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바람 부는 들녘에서, 젖은 골목 어귀에서, 부서질 듯한 마음을 부여잡고 걷던 그 길에 누군가 함께 있었기에, 모든 날은 찬란하게 빛났다.

함께 있음은 단순한 동반이 아니다. 말 없어도 마음이 닿는 거리, 손끝만 스쳐도 온기가 느껴지는 관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깊은 안도. 그것은 존재 자체를 붙들어 주는 힘이며, 삶 중심에서 필자를 버티게 하는 조용한 힘이 되어 주었다. '연기' 사상은 모든 존재가 인연에 의해 발생하고, 서로를 떠받치며 존재함을 말한다. 이는 우주 모든 것이 독립된 실체가 아닌 관계적 실존임을 전제한다. 혼자 존재하는 사람은 없으며, 존재는 언제나 서로에게 기대어 있다.

살다 보면 삶이 무너지는 날이 찾아온다. 예상치 못한 이별과 병, 설명되지 않는 불안. 하지만 때때마다 누군가 옆에 있었다. 말없이 등 두드려 주던 손, 미지근한 물을 건네던 손, 밤새 옆에서 깨어 있던 그림자. 이런 장면들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기억 속에서 더 환해지고, 눈부신 빛으로 남는다.

기억을 되짚다 보면 사람이 먼저 떠오른다. 마주했던 얼굴들. 함께 웃고 울었던 순간들. 그 얼굴들이 결국 삶 전체를 구성한다. 하루하루가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큰 희망이나 미래에 대한 믿음이 아니었다. 지금 이 자리에 함께 숨 쉬고 있는 사람으로 존재함이었다.

생존과 안전, 정체성과 의미는 관계 안에서 확보된다. 공동체라는 이름은 해체되었지만, 사람은 여전히 혼자 존재할 수 없다. 연결되어 있을 때만이 살아 있다고 느낄 수 있다. 누군가 안부를 궁금해하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누군가 손을 놓지 않으려는 마음. 그런 마음들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흔적일 것이다.

인생 끝자락에서 사람들은 비슷한 말을 한다. 힘들었지만 행복했다고. 외로웠지만 사랑이 있었다고. 고통과 기쁨은 언제나 공존하며, 그 안에 묻혀 있던 작은 연대 순간이 삶 전체를 지탱하는 기둥이 된다. 함께 걷던 낮은 산길, 서로 기대던 비 오는 날 정류장, 웃음 터졌던 식탁 등 평범한 날들이 사실 가장 위대한 순간들이다.

아프고 감정이 무너진 날, 마음이 닫힌 날. 그날을 잊지 않게 만든 건 누군가 말 대신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곁을 지켜주던 눈빛. 묵묵한 존재감은 결국 삶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그리고 그 다리를 건너 다시 살아가게 한다. 다시 사랑하고, 누군가를 걱정하며,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살아가게 만든다.

눈부셨다. 모든 날들이. 햇살이 찬란해서가 아니라,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비 오는 날은 우산을 같이 썼고, 눈 내리는 밤은 등을 감싸 안았다. 무너진 마음 곁에 앉아 끝내 울지 않던 사람. 그런 사람이 곁에 있었다. 그 사람이 있었기에 무너지지 않았다. 삶은 그런 순간들 총합이다.

함께 웃었던 시간, 서로를 지켜보던 시선, 조용히 건네던 손. 그것들은 사라지지 않고 삶이라는 깊은 호수 아래에서 여전히 빛나고 있다. 그리고 그 빛은 필자를 살아가게 한다. 사람은 함께 있을 때 덜 불완전해질 수 있다. 혼자서 닿을 수 없는 자리, 홀로 넘을 수 없는 강. 그것을 건너는 유일한 힘은 곁이며 함께 있음이다.

그러니 오늘도 누군가에게 조용히 묻는다. 괜찮냐고. 그리고 답이 없더라도 곁에 앉아 있는 일. 그것이 눈부신 하루를 만드는 방식이다. 고된 하루를 건너는 가장 오래된 방법이다.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고, 삶이 흔들려도 부서지지 않는 이유. 그 모든 이유는 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충북일보·한국지역언론인클럽 공동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인터뷰

[충북일보]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이재명 정부 기간이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하는데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5극3특' 특별법이 국회 제출된 상황에서 대통령의 의지가 누구보다도 강하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대전, 충남 행정구역 통합이 이러한 의미에서 '롤모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과 재정분권에 대한 정부의 구체적인 방향은 지방선거 이후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핵심인 '5극 3특' 진행 상황은. "특별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이번이 성공 가능성이 제일 높고, 만일 이번에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다음 기회는 없을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 때 균형 발전은 공공기관 이전 중심으로 혁신도시 세종시를 중심으로 하는 균형 발전 정책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백지화돼 버리면서 공공기관 몇 개만 이전한 신도시에 그쳐버렸다. 지금은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기업인들을 만나서 얘기해보면 AI 인프라는 지방에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AI 시대는 기업들이 지방에 투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시대적인 조건이 바뀌고 있다. 따라서 균형 발전 입장에서 절호의 기회이다. 이번 정부는 이재명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