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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군 빈집 743호… 농촌 소멸 대신 재생 꿈꾼다

'2030 빈집정비계획' 주민 공람 시작… 철거·리모델링·생활SOC 연계

  • 웹출고시간2025.09.08 16:53:19
  • 최종수정2025.09.08 16: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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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빈집 현황. 영동읍(119호), 학산면(92호), 심천면(89호) 순으로 많으며, 용화면(74.6%), 양산면(71.1%)은 판정률이 특히 높게 나타났다.

ⓒ 영동군 홈페이지 고시공고 '2030 영동군 빈집정비계획'
[충북일보] 창문 깨진 빈집이 비바람을 맞으며 흉물로 남은 채 마을 풍경을 잠식한다. 영동군이 지난 3일 군 홈페이지에 '2030 영동군 빈집정비계획(안)'을 공고하고, 오는 22일까지 주민 의견을 받는다. '농어촌정비법' 제64조와 시행령 제59조의2에 근거해 수립 중인 이번 계획은 '영동군 빈집정비계획 주민공람 도서'에 담겨 있으며, 방치된 빈집을 정비·활용해 농촌을 다시 살리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영동군의 빈집은 총 1천200호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743호(61.9%)가 실제 빈집으로 판정됐다. 나머지 457호는 거주 확인이 되거나 이미 멸실된 주택, 비주택 시설 등으로 분류됐다. 단순히 '비어 있는 집'이 아니라,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유출, 신축 주택 감소가 맞물린 구조적 결과다.

등급별로는 △활용 가능한 1등급 144호 △관리 필요 2등급 504호 △정비 대상 3등급 95호였다. 특히 2등급이 전체의 67%를 차지하며, 당장은 무너지지 않았지만 언제든 정비 대상이 될 수 있는 '관리 사각지대'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3등급 빈집은 '농어촌정비법'상 '특정빈집'으로 지정돼 붕괴나 화재 위험이 있는 만큼, 군은 선제적 철거와 안전조치에 집중한다.

주택 유형별로는 단독주택이 654호(88%)로 압도적이다. 이는 영동군 빈집 문제가 수십 년 된 노후 단독주택의 방치와 직결돼 있음을 보여준다. 상당수는 노인 단독세대가 거주하다 떠난 집들이며, 교통·의료 인프라와 거리가 먼 마을의 주택일수록 빈집화가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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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군 빈집우선정비구역도. 빈집 밀집도가 높은 마을을 중심으로 1순위 11개소(192호), 2순위 7개소(92호), 3순위 3개소(40호)가 지정됐다.

ⓒ 영동군 홈페이지 고시공고 '2030 영동군 빈집정비계획'
지역별 분포도 주목된다. 영동읍이 119호로 가장 많아 읍내조차 빈집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학산면 92호, 심천면 89호, 용산면 69호 등 면 단위에서도 빈집이 고르게 분포했다. 판정률은 용화면이 74.6%, 양산면이 71.1%로 가장 높았다. 두 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집중된 곳으로, 농촌 소멸 현상의 민낯을 드러낸다. 반면 영동읍은 절대 수가 많아 도심에서도 빈집 증가세가 뚜렷함을 보여주며, 결과적으로 농촌과 도심 모두에서 빈집 문제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군은 비전을 "빈집을 기회로, 삶을 다시 채우다"로 정했다. 단순 철거가 아니라 빈집을 귀농·귀촌 정착 주택, 농촌 관광 숙소, 청년 창업 공간으로 되살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GIS 기반 '빈집 통합지도'를 구축하고, '우리 마을 빈집 지킴이' 제도와 드론 안전진단을 도입한다. 와이너리 주변 빈집을 숙박·체험 공간으로 개조하는 '영동 와인 스테이', 난계국악촌 등 국악 인프라와 가까운 빈집을 국악인 창작 레지던시로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홍보·교육 전략도 강화한다. 딱딱한 정책 설명 대신, 실제 빈집이 새 공간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은 영상과 스토리북을 제작해 유튜브·SNS 등 다양한 채널로 알릴 계획이다. 또 '찾아가는 빈집 상담소'를 운영해 소유주들에게 세금·활용 모델 등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고, '영동 빈집 활용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 군민과 청년들의 창의적 제안을 실제 사업으로 연계한다는 구상이다.

빈집 밀집 지역은 '우선정비구역'으로 지정된다. 1순위 11개소(192호), 2순위 7개소(92호), 3순위 3개소(40호)가 해당된다. 소유자 자진 철거를 원칙으로 하되, 불이행 시 직권 철거도 가능하다. 철거비는 호당 최대 300만 원, 슬레이트 지붕 빈집은 환경부 지원 700만 원과 군 추가 지원 300만 원을 합쳐 최대 1천만 원까지 지원된다.

철거 후에는 마을 쉼터, 텃밭, 주차장 등 공공 목적 시설로 전환된다. 상태가 양호한 1·2등급 빈집 648호는 리모델링 대상으로, 귀농·귀촌 정착 지원형(5년 임대, 동당 2천만 원 지원), 농촌관광 연계형(민박·체험공방, 동당 3천만 원 지원), 자가 활용형(저금리 융자 최대 2억 원+군비 설계비 200만 원 지원) 등이 추진된다. 리모델링에 참여하지 않은 빈집은 주민 사랑방·도서관, 문화예술 공간, 청년 창업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군은 마지막으로 종합적 제언도 내놨다. 상촌면에는 노인·돌봄·의료·도서관을 아우르는 '어울림 케어-컬처 복합공간'을, 양산면에는 '활력 건강 스테이션'을 조성한다. 귀농·귀촌 주거 모델인 '영동 희망주택'을 확대해 인구 유입을 꾀하고, 장기적으로는 '농촌재생지원센터'를 설립해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한다. '빈집 신탁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소유주가 빈집을 군에 신탁하면 행정이 공익적 활용을 추진하고, 수익 일부를 소유주에 환원하는 방식이다.

영동군 농촌신활력과 관계자는 "지난해 자체 사업으로 20동의 빈집을 정비했으며, 이 가운데 실태조사에서 빈집으로 판정된 것은 4동"이라며 "현재까지 접수된 주민 의견은 없지만, 들어오는 대로 정비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동 / 이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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