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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9.07 15:32:11
  • 최종수정2025.09.07 15:32:11

정초시

후마니타스 포럼 대표

사람들은 왜 낯선 미지의 땅으로의 여행을 할까?

세계관을 넓히기 위한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여행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그곳 사람들의 문화나 자연환경 등을 보면서 우리와의 다름을 체험하고 좀 더 유연하고 넓은 세계관을 가지게 되며,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세계관은 지리적 한계와 사고의 한계에 의해 형성된다고 한다. 넓은 지역으로의 여행과 많은 책을 읽음으로 우리 속의 한계에 머무르지 않고 넓은 세계관을 가지게 된다. 고립된 지역에 머무르고 책을 전혀 읽지 않거나 여행을 통해 타자의 삶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당연히 세계관은 편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는 나름대로 그동안 많은 나라와 도시를 다녀왔지만, 주로 소위 선진국이라 하는 나라들이거나 우리와의 교역대상국 중심의 여행이었다. 즉, 문명의 발전을 선도하거나 진행중인 나라들 중심의 여행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나름 세계를 보는 눈이 넓어졌다고 착각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재작년 겨울에 네팔의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를 다녀오고, 이후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 산, 올 겨울 네팔의 무스탕, 그리고 올 8월 키르키즈스탄의 레닌봉을 다녀오면서 나의 시각이 얼마나 좁은 것이었는지를 때달았다. 인간이 살기가 어려운 오지의 신비함과, 그 척박한 토양 위에서 사는 사람들이 자연을 정복하는 생각을 추호도 갖지 않고 오직 자연에게 순응하며 살려는 모습이 너무 깊은 깨달음을 주었다. 그런데 고산 오지의 트레킹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육제적으로 고단하고 피로함 때문이 아니었다. 고산증을 이기기 위해 일주일 이상을 머리도 못 감고 샤워도 할 수 없으며, 냄새가 진동하는 푸세식 화장실, 익숙하지 못한 음식, 통신상태가 좋지않아 외부와의 소통이 쉽지 않은 것 등이었다. 결국 문명의 이기라는 것도 따지고보면 이처럼 편의성이라는 연약한 기반 위에 세워져있다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

레닌봉은 키르키즈스탄에 있는 7천134m의 높은 산이지만 우리 일행은 약 3천600m에 달하는 베이스캠프까지만 오르고 주변의 패스(언덕)를 며칠 동안 오가는 트레킹을 하였다. 레닌봉을 가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레닌봉 베이스캠프에 이르렀으며, 트레킹 이후에는 타지키스탄의 카라쿨호수를 거쳐 원점회귀하는 일정이었다. 나무는 거의 없고 초지만 있는 곳, 유르트와 같은 이동식 천막 거주형태로 그들의 조상은 전형적으로 노마드의 유목민임을 알 수 있었다. 많은 소들과 말, 염소와 양, 그리고 주인없이 떠도는 순박한 개들, 굴을 파고 사는 귀여운 마못 등이 우리가 볼 수 있는 동물들이었지만 모든 풍경이 평화, 그 자체였다.

스탄 3개국은 전형적으로 실크로드의 중간지점에 위치하여 역사적으로도 많은 정복자와 개척자, 상인들이 오가는 지역이었다. 알렉산더, 몽고, 투르크족 등이 거쳐갔으며, 최근 소련 지배와 독립 후에도 러시아경제에 의존하는 등 이들 민족이 가지는 슬픈 역사를 알 수 있었따. 또한 실크로드를 거쳐 중국을 오가는 상인들이 이 지역을 거쳐갈 때에 원주민들이 여행객을 대하는 환대의 이미지가 그려지기도 하였다. 김영하 작가가 말한대로 "여행은 바로 환대와 신뢰에 대한 기대를 하면서 떠나는 것"임을 실감케 한다. 그러나 오지에 갈수록 거기 사는 사람들은 자연을 극복하고 저항하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으며, 자연이 주는 선물을 소중히 생각하며 자연에 기대어 소박한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어디를 가야할까를 고민할 때에, 여행의 편의성과 수월함, 그리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버릴 수 있다면 오지의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왜냐하면 인간의 진정한 겸손은 사람에게서가 아니라 척박하지만 태고적 자연의 위대함을 직면할 때 비로소천시작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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