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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스타그램 - 청주 산남동 동네서점 '책방,앤'

#동네서점 #빨간머리앤 #작가 #책방지기 #독서 #동네독서

  • 웹출고시간2025.09.02 11:10:57
  • 최종수정2025.09.02 11:10:57
[충북일보] 책에 대한 애정이 담뿍 담긴 공간이다. 투명한 유리 너머로 들여다보이는 책들이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잡는다. '책방,앤'이라고 쓰인 간판을 보고 쉬이 어떤 공간이라 짐작하지 못한 이들이 간간이 문을 열고 공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책방지기 이지영 대표의 대답은 간결하다. 책방앤은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 각자의 방식으로 책을 즐길 수 있는 동네서점이다.

지영씨의 책 사랑은 꾸준했다. 다독을 추구하기보다는 늘 독서와 함께였다. 그저 읽고 또 읽었다. 읽다 보니 자연스레 쓰는 일로도 이어졌다. 간호사로 근무하다 아이들을 낳고 전업주부가 된 시점에 영어교육 사이트에서 활동하면서 자녀교육에 대한 소신을 적어 내려갔다.
다른 이름으로 빨간머리앤을 선택한 것은 빨간머리앤 시리즈 속 앤의 자녀 교육관에 감명받았기 때문이다. 자녀 개개인을 인정해 화내지 않고 이야기 나누며 눈높이에 맞는 교육을 추구했다. 영어 전문가가 아님에도 자녀 맞춤형으로 풀어낸 엄마표 영어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공감을 받았다. 차곡차곡 쌓인 지영씨의 교육법을 한데 모아 책으로 발간한 뒤에는 더 많은 독자에게 호응을 얻었다.

엄마표 영어를 통해 이룬 것은 아이들과의 정서적 교감이나 교육 효과뿐 아니다. 사교육 대신 선택한 여행에 관한 글이나 엄마의 소신에 관한 글을 또 다른 책으로 펼쳐 보이며 작가로서의 인생이 더해졌다.

먼 훗날 동네 어딘가에서 열고자 했던 작은 책방에 대한 막연한 꿈은 지난해 6월 갑자기 실현됐다. 남편과 함께 산책하다 발견한 공간이 부부의 결단력에 힘입어 책방으로 낙점됐다. 늘 꿈꿔왔던 편안한 공간이기에 머릿속에 있는 것을 꺼내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직접 선택한 책들을 가져와 구획을 나눠 배치했다. 누구에게도 불안을 주지 않겠다는 전제로 책을 골랐다. 누군가와 경쟁하고, 부를 쌓기 위한 학술과 재테크 등에 관한 책은 들이지 않았다. 문학 작품과 인문학, 에세이, 그림책으로 독서를 제안한다. 편견을 없애고 연대하는 내용, 따뜻한 삶에 대한 동경,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는 책 등이 골자다.

각각의 책 옆에는 작은 메모가 있다. 먼저 읽어본 책방지기의 소감이나 느낌을 중심으로 설명을 보탠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나오는 줄거리나 문장에 관한 이야기는 배제했다. 따뜻한 분위기를 경험한 이웃들은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서 책을 추천받는다. 학생이나 직장인, 노인 등 나이와 취향이 다양한 독자들이 모인다. 평소 좋아하는 책이나 작가, 읽고 싶은 느낌을 이야기하면 지영씨의 추천과 이유를 들어볼 수 있다.

자유롭게 책을 둘러볼 수도 있지만 시간이 필요한 손님들은 좌석 이용료를 낸다. 6천 원을 내고 자리에 앉아 책방앤을 자신의 방식으로 즐기면 음료는 무료로 제공된다. 원하는 책을 사면 이 서비스는 무료다.

지나는 길에 들러 책 선물을 하는 주민들도 늘었다. 인터넷으로 시키면 하루 만에 오는 세상이지만 그와 다른 따뜻함 있는 동네 책방의 매력 때문이다. 책을 손수 포장하고 간단한 손편지를 적어 동봉하는 지영씨의 정성이 책을 받는 기쁨을 배가시킨다.
학생들이 좀 더 쉽게 많은 책을 읽을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이벤트도 있다. 어른들이 선결제로 청소년들을 위한 책을 선물하는 식이다. 스스로 책방 문을 열고 들어와 자신이 고른 책을 선물 받은 아이들은 온 마음으로 기쁨과 감사를 표하기도 한다.

마음먹고 찾아가지 않아도 지나는 길에 불쑥 들어설 수 있는 동네 책방의 다정함에 이끌려 책을 읽고, 말하고, 쓰는 이들이 늘어난다. 책을 매개로 만난 여러 인연이 또 다른 책을 펼치게 만든다. 독서와 가까워진 산남동 이웃들의 걸음이 활자로 가득한 '책방,앤'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 김희란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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