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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옥

음성문인협회 회원

잠을 설치고 있다. 8월을 달구는 열대야 때문이기도 하지만 낮에 짐칸에 실려진 복숭아에 대한 걱정과, 지난번보다 가격이 더 내려갈지 걱정이 커서다.

얼마 전까지는 복숭아를 원예 조합으로만 출하했다. 나무가 많지도 않았고 수확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지난해부터 밭도 늘리고 그곳에 나무를 더 심었더니 올해부터는 제법 출하량이 많다. 해서 농협에도 조합원으로 가입을 했다.

엊그제 처음으로 새색시 볼처럼 발그레한 복숭아를 농협으로 출하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경매 가격이 좋지 않았다. 소비자가 찾지 않아서라기보다 한창 출하 시기가 맞물려 양이 몰린 탓이라고 경매사가 전해 주었다.

처음으로 농협에 출하한 어제는 일이 꼬일 대로 꼬였다. 복숭아를 따서 포장하여 박스를 가지런히 쌓은 후 출하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기사는 감감무소식이다. 볕은 내리쬐고 잘못하면 복숭아가 무를까 봐 마음이 조급했다. 도착시간보다 한나절이 지나도록 차는커녕 기사는 전화도 받지 않는다. 뒤늦게 어찌어찌 기사랑 연락이 닿았다. 거의 다 와 간다고 했다. 그런데 출하차가 도착하고 뒷문이 열리는 순간 기겁했다. 막차를 타게 된 우리 복숭아, 실을 공간이 없었다. 기사는 어떡하든 싣고 가겠다고 하더니 안쪽으로 하나, 또 다른 구석에 몇 개, 여기저기 구겨 넣듯 우리 복숭아 박스를 채워 쌓았다. 애면글면하다 실려진 복숭아로 또다시 속이 끓어올랐다.

낮에 일을 생각하니 내 몸이 구겨져 화물칸에 실린 채 덜컹거리는 것 같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다 냉수만 몇 컵을 들이켰다. 그러던 중, '딩동' 휴대폰 문자가 울렸다. 열어보니 우리 복숭아가 청과 상회에 입하되었다는 메시지이다. 시간을 보니 새벽 1시를 막 넘어서고 있었다. 이어서 또 울린다. 복숭아 가격이 경매로 정해져서 생산자에게 보내지는 문자이다. 낮에 애달파했던 마음은 사그라들었지만, 신경을 너무 써서인지 머리가 아프고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새벽에 잠깐 단잠을 잤다. 먼동이 트기 전 일어나 밭으로 향하는데 전화가 울렸다. 서울의 경매장 직원이었다. 지난주보다 복숭아 경매가가 좋지 않다며, 상품이 나빠서가 아니라 물량이 몰린 탓이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는 전화였다. 직원은, 애써 가꾼 복숭아 가격이 좋지 않아 죄송하다는 인사까지 했다. 가격이 좋게 나오는 날은 경매장 직원들도 발걸음이 가볍고 일할 맛이 난다고 한다. 농부의 마음을 헤아려 줘 감사하다는 인사를 끝으로 전화를 끊었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다. 위로의 말에 마음도 발걸음도 상쾌했다.

과수원으로 들어선다. 복숭아 담을 박스를 접어놓고 오늘은 또 어떤 사람들이 복숭아를 사러 올까? 기대에 찬 내 볼이 발개진다. 따듯한 말 한마디로 아침 햇살이 따사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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