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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8.24 15:02:49
  • 최종수정2025.08.24 15:02:57

이철호

소월문학관 이사장

19세기의 가장 뛰어난 고고학자로 불리우는 하인리히 슐리만, 그는 특히 저 유명한 호머(Homer ;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어드(Iliad)』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신화나 전설로만 알려져 왔던 것을, 고고학적인 발견과 연구 등 확실한 증거를 통해 그 상당 부분이 실재(實在)했던 사건과 인물, 지명이었음을 밝혀냄으로써 위대한 고고학자로 평가받은 인물이다.

1874년 경, 그러니까 슐리만이 트로이 유적지를 찾아내고 수많은 트로이 유물들을 발굴해 내기 전까지 호머의 『일리어드』에 나오는 올림푸스와 미녀 헬렌, 그리고 이 미녀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이야기들과 그녀 때문에 벌어진 트로이 전쟁 등이 실재했던 사건이나 실존 인물보다는 호머가 만들어 낸 상상의 이야기이자 신화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만큼 그 당시에는 이를 역사적 사실로 뒷받침해 줄 만한 유물과 자료 들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슐리만은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동화책에서 그리스군의 공격을 받아 불타고 있는 트로이성의 모습이 그려진 삽화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그는 트로이 유적에 대해 큰 관심을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훗날 자신이 이 트로이 유적을 발굴해 보겠다는 야망을 가졌다.

이를 위해 그는 잡화상의 점원 노릇을 하며 부지런히 돈을 모았다. 그러면서 수많은 역사서와 문학서들을 탐독하고 발굴에 필요한 자료들을 끊임없이 수집하여 트로이 전쟁이 일어났던 곳이 지금의 터키 지방인 소아시아 서해안 히사트리크 언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그가 이 히사트리크 언덕에 대한 발굴을 처음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나이 51세 되던 해인 1870년 이었다. 발굴에 필요한 돈을 모으느라 이렇게 늦어졌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발굴에 필요한 돈을 모으기 위해 그는 51세가 되어서야 그보다 30살이나 아래인 소피아와 결혼할 수 있었다.

그는 결혼을 하자마자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아내 소피아와 함께 히사트리크 언덕으로 가서 줄곧 그곳에 지내며 발굴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땅을 파도 흙과 돈 무더기만 나올 뿐 유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4년 동안 끈질긴 발굴 작업 끝에 그들은 마침내 땅 속 깊이 묻혀 있던 수많은 트로이 유물들을 발견해 냄으로써 호머의 『일리어드』에 나오는 이야기들과 인물, 21명 등의 실재성을 입증해 냈던 것이다.

하인리히 슐리만의 이런 야망과 끈질긴 노력, 그리고 어렸을 때 동화책에서 본 것을 흘려버리지 않고 그것을 꿈으로 삼았던 그의 모습을 오늘날의 우리 청소년들도 배웠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에게 신화나 전설로만 전해오는 것들 중에 역사적 실재성이 있는 것들을 고고학적인 발견과 연구 등을 통해 밝혀내고 불분명한 역사, 사라진 역사를 명쾌하게 복원해 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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