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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8.24 15:05:30
  • 최종수정2025.08.24 15:05:30

마선옥

한국장애경제인협회 충북지회장

우리는 흔히 '자기애'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가. 누군가 지나치게 자기만을 내세우고, 타인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모습에서 "저 사람은 자기애가 강하다"라고 말한다. 이에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심리학적으로 자기애는 반드시 부정적인 개념만은 아니다. 오히려 건강한 자기애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스스로를 존중하고, 삶의 주체로 서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내적 에너지다. 문제는 그 균형이다. 자기애가 결핍되면 자존감이 무너지고, 과잉되면 타인과의 관계가 파괴된다.

건강한 자기애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조건부 사랑을 한다. "내가 더 성공하면, 더 인정받으면, 더 좋은 모습이 되면 나를 사랑하겠다"라는 식이다. 하지만 자기애의 본질은 성취나 외부 조건과 무관하다. 있는 그대로의 나, 실패와 약점을 포함한 나 자신을 수용할 때 비로소 우리는 '자기애'라는 긍정적 힘을 경험하게 된다.

프로이트 이후의 정신분석학자들은 인간의 발달 과정에서 자기애가 어떻게 자리 잡는지에 주목했다. 아이가 부모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을 때, 그는 "나는 존재만으로도 가치 있다"는 기본 신뢰를 형성한다. 이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삶의 기반이 된다. 반대로 성장 과정에서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하거나, 끊임없이 비교와 비난 속에 자라면 자기애는 왜곡된다. 누군가는 스스로를 과도하게 낮추며 불안 속에 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결핍을 가리기 위해 과장된 자기 과시로 세상을 대한다.

현대 사회는 건강한 자기애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SNS는 타인과의 끊임없는 비교를 부추기고, 성과 중심의 문화는 '나는 무엇을 해냈는가'로만 인간의 가치를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자기애를 소비하고, 상처받으며, 불안정한 자존감을 경험한다. 그러나 자기애는 타인에게서 빌려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길러야 한다. 매일의 작은 성취를 인정하고, 실패를 자책이 아닌 성장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타인의 시선보다 나의 내적 기준을 존중하는 것이 그 시작이다.

물론 자기애는 개인을 위한 사랑에만 머물지 않는다. 진정한 자기애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더욱 빛난다. 내가 나를 존중할 줄 알아야 다른 사람도 존중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은 타인에게도 온전히 따뜻해지기 어렵다. 반대로 자기애가 충만한 사람은 타인의 성공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고, 함께 기뻐할 수 있다. 자기애는 이기심과 다르다. 이기심이 타인을 배제하고 자기만을 채우려는 것이라면, 건강한 자기애는 자신을 충만하게 함으로써 타인에게도 에너지를 나눌 수 있게 한다.

우리는 때로 거울 앞에서 자신을 제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흠결투성이의 얼굴일지라도, 지난 시간 속에서 애써 살아온 흔적을 가진 나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자기애는 완벽한 내가 아니라, 불완전한 나를 끌어안는 태도다. 자기애가 깊을수록 삶의 회복탄력성도 커진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실패 속에서도 자신을 미워하지 않으며,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이 거기서 나온다.

결국 자기애란 나를 사랑하는 용기다. 남의 기대에 맞추느라 나를 잃어버리지 말자, 비교와 경쟁의 소음 속에서 "나는 나다"라고 말할 수 있는 힘이다. 우리는 모두 타인의 사랑을 원하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자기 자신과의 화해다. 자기애가 바로 그 화해의 시작이다. 나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삶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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