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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7.30 14:46:00
  • 최종수정2025.07.30 14:46:00

김병규

전 상당고 교장, 현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수련기획실장

세상살이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고 하고, 내 몸이라도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더니 지금 내 경우가 천상 그렇다. 2017년부터 지도위원으로 봉사를 하고 있는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본부에 일할 사람이 없다는 말이 나왔지만 자동차로 세 시간 상관거리라 오불관언인줄 알았는데 급기야 내게 콜이 왔다. 이제껏 누가 부탁을 해 오면 얼마나 급하기에, 또는 오죽 어려우면 나 같은 사람에게 부탁을 하겠는가! 여겨 왔거늘 곤란한 지경이다. 급기야 선비는 나라의 위급을 보면 목숨을 바쳤다(見危授命)고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말에 책임도 져야겠기에 아내에게 見危授身(주말부부 하기로)을 재가 얻고 금년 2월 1일자로 수련원에 수련기획실장으로 상근하게 되었다. 연유야 어떻든 간에 퇴임하고 난지도 한참 지나 일흔 넘은 나이에 안동까지 가서 근무를 하게 되었으니 스스로 생각해도 희한하다. 친구들은 백수가 노느라 과로사 하겠다는데 나는 일하느라 과로사를 염려하게 되었고, 하루의 바쁜 일과 후 부족한 운동 채우려 어두컴컴한 길을 걷노라면 어쩌다 이리 휘휘한 산길을 걷고 있는가? 탄식도 나온다.

수련원 부원장으로 재직 시 필자를 지도위원으로 처음 불러주셨던 대구의 몽천 이동원 박사께서 부임하고 한 달 지난 즈음 주말에 격려차 하룻밤 주무시러 오셨다. 늦은 저녁까지 숙소에서 차 마시며 환담하던 중 당신의 도산 근무 즐거움이 12가지였다고 한다. 논어를 줄줄 외우고 한시도 멋들어지게 짓는 그분의 이른바 도산 12락이 궁금하여 며칠 후 카톡으로 여쭸건만 개인적인 견해라 알려줄 계제가 못 된다고 극구 사양하셨다.

퇴계 선생께서는 장인 권질 어른의 정자에 농사하는 즐거움, 누에치는 즐거움, 나무하는 즐거움, 고기 잡는 즐거움 등 4가지를 들어 사락정(四樂亭)이라 명명해 드렸고, 조선 명신 신숙주의 손자 신용개는 이락정으로 별호를 삼았다. 모두 자기 삶에서의 즐거움을 대별한 경우인데 그렇다면 나의 도산 생활 즐거움은 어떤지 슬며시 궁금해졌다. 퇴계선생 유향을 접촉하는 첫째 즐거움부터 先人의 篤行을 궁리하는 즐거움에 도산서원 매화도 감상하고, 일라이트길을 맨발걷기도 하는 등 예상 외로 제법 많다. 찾으면 찾을수록 줄줄이 고구마 딸려 나오듯 즐거이 여길 일이 대략 '陶山 18樂'으로 정리되어 또 신기하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온 도산의 즐거움이 이리 많을 줄이야.

이제 근근덕신 도산 생활이 수개월 지나매 얼마나 즐거움이 가감 되었는가를 다시 생각해 본다. 어즈버 겨울에서 봄과 여름으로 바뀐 계절 따라 인심도 변했는지 나의 즐거움이 더 늘어 이제는 20여 가지나 된다.

주어진 여건을 최선으로 만들자는 나의 평소 생활신조 때문인가 아니면 현실에 최선을 다 하려는 노력 덕분인가. 아마도 나이가 들면서 이제야 철이 조금씩 들어서 살아온 날보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아쉬움을 깨닫는 중인가 보다.

요즘은 매끼 식사를 반갑게 대할 수 있어 좋고, 새벽에 근육 불태우려는 헬스를 감당해주는 몸도 고맙다. 산새 소리와 함께 맑고 깨끗한 새벽 공기로 폐를 가득 채우며 도산 중턱에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안개 보는 맛을 어디에 비할쏜가. 스치는 순간으로 여겼던 나의 일상이 모두 보물처럼 다가온다. 어디 도산뿐이랴 만 이런저런 이유로 시간과 함께 즐거움도 덩달아 늘어 가는 것을 보면 연말경에는 陶山 18樂이 陶山 百樂으로 변할지도 모르겠다.

비단 나만 그렇겠는가.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던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살펴서 기쁘게 누리면 얼마나 좋을까. 자살률이 떨어지지 않는 우리나라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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