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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7.17 15:57:01
  • 최종수정2025.07.17 15:57:01

주신영

청주시 서원보건소 구미보건진료소장

며칠 전,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평소처럼 근무하던 중 '퍽' 하는 굉음에 놀라 현관 쪽으로 달려갔는데, 진료소 현관 강화유리문이 산산조각 나 있었다. 외부의 극심한 열기로 인해 버티지 못하고 깨진 것이다. 출근하며 매일 마주하는 문이지만 고온으로 깨질 수 있다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이것은 폭염이라는 자연현상이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기후재난'이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공간 속으로 침투하고 있다는 경고처럼 느껴졌다.

7월 초부터 지금과 같은 폭염이 나타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7월 초 사상 최초로 기온이 40도를 넘어섰으며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2~3도 높은 '이상 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고온 현상이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위협이라는 점이다. 온열질환 감시가 시작된 지난 5월부터의 수치를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온열질환자 수가 2.9배 늘었다고 한다.

온열질환은 몸을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고온 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몸이 스스로 열을 식힐 수 없을 때 발생한다. 무더운 환경에서 일하는 산업 근로자뿐만 아니라 노약자, 심뇌혈관·당뇨·신장질환 등을 가지고 있는 만성질환자도 온열질환에 취약하다. 중심체온이 40℃를 넘어가는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 무한증이나 의식 저하와 같은 증상을 동반하는 응급질환인 만큼 빠른 인지와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이 외에도 과도한 땀과 수분 손실로 탈수 증상이 발생하는 '열탈진'과 전해질 불균형으로 근육 경련이 발생하는 '열경련', 열기로 인해 말초혈관이 확장돼 혈관운동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열실신' 등도 온열질환에 포함된다.

온열질환 환자를 발견했을 때는 그늘이나 에어컨이 있는 실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으로 환자를 옮겨야 한다. 의식이 있는 경우 시원한 물을 마시게 하고, 가능하다면 옷을 느슨하게 풀거나 벗겨 얼음주머니나 찬물수건 등을 목과 겨드랑이에 대어주는 것도 체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폭염 속 건강관리는 예방이 최선이다.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해가 뜨거운 한낮(오전 11시~오후 3시)에는 가능한 한 야외 활동을 피해야 한다. 야외 활동을 해야 한다면 통기성이 좋은 밝은색 옷을 입고, 챙 넓은 모자 등을 사용해 햇볕을 차단해야 한다. 외출 후 샤워를 자주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폭염은 이제 우리의 일상과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재난'이 됐다. 단순한 기상 이변을 넘어, 우리 모두가 함께 대비하고 극복해야 할 공동의 과제임을 인식해야 한다. 개개인이 폭염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예방수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은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이번 여름을 계기로 우리의 일상에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깊이 자각하고,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을 실천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변화하는 지구 환경에 맞서 우리 모두가 함께 건강하고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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